핀란드와 국경을 맞댄 스웨덴의 작은 마을 하파란다는 10년 전만 해도 작은 벽촌이었다. 이 마을은 그러나 지금은 해마다 2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변신해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세계적 지명도의 가구점 이케아가 들어서면서 스웨덴은 물론 핀란드, 러시아 등 이웃 국가 사람들이 찾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이면에는 유로화가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로화를 스웨덴 크로나와 함께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면서 관광객이 부담 없이 찾고 있다"며 "유로화의 장점과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스웨덴은 유로화 사용 국가의 모임인 유럽통화동맹(EMU)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유로화가 도입 10년을 앞두고 있다. 1999년 1월 1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1개국이 공동 단일통화로 채택하는 미증유의 실험에 나선 지 10년 만에 유로화는 명실상부한 유럽 통화로 뿌리 내렸다.
출범 당시 각각 9%, 1.2%이던 회원국의 실업률과 인플레율은 지난해 각각 7%와 0.3%로 떨어졌다. 단일통화 채택으로 회원국의 경제교류가 확대되면서 1,6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데 따른 것이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로화가 회원국에게 저물가, 저금리 시대를 열어 주었다"고 평가했다.
회원국도 늘고 있다. 지난해 슬로베니아가 편입됐고 올해는 키프로스와 몰타가 합류해 유로화를 쓰는 EMU 회원국이 15개국으로 늘었다. 내년 초에는 슬로바키아가 가입하며 폴란드, 덴마크도 가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번영을 가져온 유로화가 경기침체를 계기로 위상과 역할에 도전을 받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전했다. WSJ는 "유로화가 향후 수년간 험난한 길을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EMU 회원국들이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쓸 여지가 적다는 사실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며 "EMU가 규정하는 안정성장협약 때문에 회원국들이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규모의 조정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화 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이 제한된 것도 문제다. AP통신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달리 ECB는 회원국 중앙은행의 통화 발행량을 조율할 뿐 유로화를 직접 찍어내지는 못한다"면서 ECB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나 WP는 "이런 저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유로화가 회원국의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져온 도전을 극복하면 유로화는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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