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바쁜 시중 은행장을 꼽으라면, 단연 윤용로(53) IBK 기업은행장이 꼽힌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온 나라가 '중소기업 살리기'에 '올인' 하고 있는 그 중심에 윤 행장이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전문은행의 수장인 윤 행장이 26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벌써 1년이 지났나요? 요즘은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어요"라는 말처럼, 그는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옛 재무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거친 대표적인 금융전문가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시절 금융계 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처리했고, 2004년 카드 사태 때는 금감위 감독정책 2국장을 지내는 등 위기관리 경험이 풍부하다. 금융권이 윤 행장의 역할에 대해 기대가 큰 이유이기도 하다.
윤 행장의 1년 경영성과에 대해선 "명성에 걸맞게 위기를 잘 헤쳐왔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맡은 준(準)국책은행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건전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적절히 맞추며 시중은행으로의 변신에도 적지않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윤 행장이 지난 1년간 가장 강조한 것은 '타운미팅'으로 대표되는 현장과의 소통이었다. 중소 기업인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진행하던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윤 행장이 직접 지역 중소 기업인들을 방문해 애로 사항을 듣고 곧바로 시정 조치를 내리는 현장 탐방 프로그램이다.
올해 3월 18일 경기 광주시를 시작으로 19일 울산까지 전국 18개 지역에서 1,300여명의 중소 기업인들을 직접 만났다. 윤 행장은 타운미팅을 통해 ▦재무재표에만 얽매이는 대출관행 철폐 ▦신청과 동시에 대출이 가능한 '사전여신 한도제' 시행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호평을 받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올해 3분기 은행 수익률의 절대 지표로 불리는 순이자마진 부문에서 쟁쟁한 시중은행들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여신의 82%가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였다. 취임 초부터 '몸집 불리기'보다는 '건전성 강화'를 강조해 리스크를 줄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윤 행장은 "지난 1년간의 성과보다 앞으로 1년간 할 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물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행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정부로부터 현물출자(약 1조원)를 받아 자본을 확충한 만큼, 기업은행이 자금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