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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월드체인징' 45년후 세계인구 140억명 생존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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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월드체인징' 45년후 세계인구 140억명 생존하려면…

입력
2008.12.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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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스테픈 엮음ㆍ김명남 등 옮김/바다출판사 발행ㆍ703쪽ㆍ3만3,000원

노키아는 최근 2초 안에 분해되는 휴대전화를 선보였다. 특수합금으로 만든 이 전화는 레이저로 열을 가하면 나사가 풀리고 외장 용기가 벗겨지면서 회로기판이 밖으로 튀어나온다. 지금까지 휴대폰은 대부분 분해, 재활용하는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폐기됐다.

한 건축설계 전문가는 실내를 양털과 섬유소로 만든 건물을 설계했다. 이 건물의 수명이 다했을 때 저절로 자연 분해되면서 퇴비 더미로 바뀌어 농작물을 기르는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체인징> 은 이처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아이디어와 생각들로 가득 차있다. 책의 제목으로 사용된 월드체인징(Worldchanging.com)은 2003년 저널리스트, 디자이너, 미래학자, 기술자 등이 모여 자신들의 생각과 인터뷰 등을 자유롭게 개진해온 두뇌집단이다.

사람들은 지구의 자원을 소모하면서 살아간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유지하며 개인 각자에게 필요한 자원을 충당하는 데 드는 토지를 '생태발자국'이라는 개념으로 부르는데, 이 발자국은 평균 1인당 1만9,000㎡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재 세계인은 평균 2만2,000㎡의 땅에서 나는 자원을 쓰면서 살아간다. 미국인이 9만7,000㎡로 가장 많고, 중국인은 1만6,000㎡, 파키스탄인은 6,100㎡를 쓴다.

세계 인구는 45년 후면 80억명이 더 늘어나 총 140억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월드체인징을 만들고 이 책을 엮은 미래학자 알렉스 스테픈은 "이 많은 사람들이 잘 살아가려면 앞으로 25년 안에 우리 문명을 구성했던 모든 물질적 기반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월드체인징 웹사이트에 올라온 수많은 아이디어들 가운데 원론적이고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물질, 주거, 도시, 지역사회, 비즈니스, 정치, 지구 등 7개의 범주로 나눠 실었다. 재생가능한 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같이 널리 알려진 것도 있지만 도마뱀붙이의 발바닥을 모방한 새로운 접착제, 울퉁불퉁한 연꽃잎 표면과 같은 구조로 돼 있어 비가 올 때마다 저절로 깨끗해지는 로터산 페인트, 브랜드가 아예 없고 포장도 하지 않는 제품, 태양과 그늘과 바람만 가지고 난방과 냉방을 해결한 제로에너지하우스 등 최신 아이디어들도 많이 담겨있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 공중보건, 여행과 관광산업, 친환경 비즈니스, 사회책임투자, 사회운동 등의 새로운 방향도 제시돼 있다. 월드체인징 선언문에 나오는 "미래를 바꾸는 해법들은 이미 우리 곁에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책이다. 그리고 지구적 차원에서 미래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도 새삼 알게 해 주는 책이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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