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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영화·CF에… 인디의 반란, 주류를 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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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영화·CF에… 인디의 반란, 주류를 넘보다

입력
2008.12.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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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진행된 음악 시장의 왜곡에 질려 주류로부터 결계를 친 채 스스로 음악계의 '사이드 디쉬'가 되었던 뮤지션들이 있다.

아무리 국민의 90%가 원더걸스와 동방신기를 좋아해도 나머지 10%를 위해 다분히 비주류적인 음악에 생을 건 이들을 일컬어 우리는 '인디(Independent의 줄임 말로 대형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인 레이블을 뜻함)뮤지션'이라 부른다.

S모 회사와 M모 유통으로 구획지어지는 단순 구도의 가요계를 향해 "우리의 음악은 다르다" 고 외쳐온 이들. 그런데 이 '인디'들의 움직임이 최근 들어 심상치 않다. 자의든 타의든 홍대 앞의 '드럭(인디의 성지가 된 클럽)'주변에 침잠했던 그들의 발이 점점 넓어지더니, 급기야 우리가 대중이라 부르던 주류 무대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어느새 예능의 스타로 떠오른 인디의 대표주자들이 있는가 하면 심심찮게 그들의 외모와 음악이 영화, CF의 한 장면에 등장하곤 한다. 새삼 대중문화의 키워드로 떠오르며 주류에 자리잡고 있는 '인디' 속으로 들어가 본다.

얼마 전 KBS 2TV '이하나의 페퍼민트' 첫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인디 뮤지션 '장기하와 얼굴들'의 요상한 무대에 그야말로 감탄했다. 박효신, 이승환, 그리고 기타리스트 이병우의 무대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이들의 퍼포먼스와 독특한 음악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가수 이승환은 "페퍼민트 녹화 끝난 후 이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정말 독특하고 대단한 가수란 생각을 갖게 됐다"며 "이들의 '싸구려 커피'를 자꾸 흥얼거리게 됐다"고 말한다.

사실 이들의 대중적인 인기는 10월 열린 한 인디 페스티벌 무대에서 시작됐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여기서 선보인 송창식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발성, 백수의 한탄을 연상케 하는 랩, 다분히 촌스러움을 노린 안무는 네티즌들에 의해 여러 UCC로 재구성되어 인터넷을 돌았다.

입소문으로 인기가 치솟은 이들은 곧바로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대중적인 첫 무대를 선보였다. 5월 발매 이후 부진했던 앨범 판매에도 불이 붙어 12월 중순까지 무려 6,000여 장이 팔리기에 이르렀다.

장기하 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형태의 안무와 독특한 음악에 대중이 큰 관심을 보여줬다"며 "그야말로 가내수공업으로 제작하며 판매하던 CD가 인터넷 UCC가 돌면서 갑자기 불티나게 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디 뮤지션의 스타 탄생은 최근 첫 정규음반을 낸 가수 요조에서부터 시작됐다. 공일오비 음반의 피처링, MBC 인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사운드트랙 참여, TV 광고음악 등으로 슬슬 이름을 알리며 주류로 옮아온 요조는 생머리와 애교 넘치는 목소리의 이미지를 앞세워 팬 층을 넓혀갔다.

동요처럼 가볍고 쉬운 멜로디가 주류의 음악과 크게 다른 그의 노래는 주로 네티즌들의 미니홈피 배경음악과 휴대폰 벨소리로 소비되면서 각광받았다.

그는 최근 출시된 엔씨소프트 게임 '아이온'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도 목소리를 올렸다. 이 정도면 더 이상 인디를 놓고 영원한 '사이드 디쉬'라 말할 수 없지 않을까.

인디들의 음악이 대중과 가까워진 주된 공은 아무래도 영상매체의 콘텐츠 다양화에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 혹은 성인가요 프로그램들이 지상파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는 대신 신선하면서 음악성을 갖춘 인디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최근 늘고 있다.

장기하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준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비롯해 MBC '라라라', EBS '스페이스 공감' 등이 매주 실력있는 인디 뮤지션들을 대중에 소개한다.

이승렬, 언니네 이발관 등의 얼굴을 지상파 TV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것도 인디의 영역이 얼마나 넓어졌는지를 실감케 한다. 스크린에도 인디들의 출연이 잦아 음악팬들의 시선을 붙든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노브레인, '추격자'의 구본웅, '즐거운 인생'의 트랜스픽션, '고고70'의 차승우(문샤이너스)가 바로 그들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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