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강필석(30)씨가 내년 1월부터 첫사랑을 찾아 나선 여자와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그린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주인공으로 관객과 만난다는 소식은 의외였다.
그는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장기공연 중인 '김종욱 찾기'의 타이틀 롤을 맡아 내년 1월6일부터 고세원, 곽병진씨와 번갈아 출연한다. 2004년 '지킬 앤 하이드'로 데뷔한 그는 뮤지컬 마니아 사이에는 잘 알려져 있지만 스스로를 "비흥행 배우"라 할 만큼 작품 선택에 있어 뚜렷한 소신을 보여왔다.
올해 출연한 '나인'이나 '씨왓아이워너씨'만 해도 단순한 즐거움 이상의 정서적인 깊이가 있는, 그렇기에 흥행성은 다소 부족한 뮤지컬이었다. 그런 그의 10번째 출연작이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 '김종욱 찾기'라니.
"'김종욱 찾기'는 몇 번이나 출연할 뻔하다 일정 문제로 놓쳤던 작품이죠. 그런데 지난 가을 끝낸 '씨왓아이워너씨'까지 잇달아 진지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듯해 긴장을 풀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공연이 이번엔 꼭 필요했어요."
그간은 "관객에게 즐거움만 안기는 가벼운 공연이 공허하게 느껴졌다"는 그다. 그래서 조금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드라마가 강한 공연을 우선적으로 택해 왔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김종욱 찾기'는 그가 데뷔 이후 처음 도전하는 창작 뮤지컬이기도 하다.
"사실 이 작품은 흥행성이나 작품성 면에서 웬만한 라이선스 공연보다 훨씬 더 검증된 뮤지컬이죠. 창작 뮤지컬을 꺼리는 것은 아닌데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만드는 공연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관객은 창작이든 라이선스든 어쨌든 꽤 큰 돈을 들여 공연장을 찾는 거니까요."
과학자와 군인을 꿈꿨고, 체대 진학 준비 중 누나의 권유로 우연히 접하게 된 연기. 연극이 아닌 뮤지컬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것 역시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행로였다. 그래서일까, 그는 뮤지컬계에서 대단한 노력파로 통한다.
"에이, 자꾸 뭘 잊어버리는 덜렁대는 성격이라 그래요. 그러니 무대에 설 때는 예민해져서 '이 정도면 되겠다'는 생각보다 '분명히 더 찾고 기억할 게 있겠다' 싶은 거죠."
그는 3월이면 실제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쓰릴 미'에서 다시 진지한 캐릭터를 맡을 예정이지만, 공연을 준비하며 요즘처럼 즐거운 기운에 취해 있던 때는 없었다고 한다.
"그간 죽고 죽이는 역할을 하면서 분노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가 연애의 감정을 떠올리니 가만히 있어도 엔도르핀이 마구 샘솟거든요. 단순한 설렘의 감정을 넘어 과거의 상처 때문에 쉽게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김종욱 찾기'를 만들어 보려고 해요." 공연 문의 (02)501-7888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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