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센터' 서장훈(35ㆍ전주 KCC)이 선수생활의 기로에 섰다. 최근 감독과 극심한 갈등을 빚으며 트레이드를 요구하고 있는 서장훈이 '은퇴 배수진'까지 친 것으로 확인됐다.
서장훈의 부친인 서기춘씨는 18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최근 KCC 최형길 단장에게 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은퇴하겠다고 통보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서씨는 "그 정도(지금까지 활약한 것) 했으면 충분하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는 뛰게 할 수 없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서씨에 따르면 서장훈은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트레이드, 은퇴 등과 관련해 수 차례 의견을 나눴다. 서씨는 "장훈이도 이제 서른 다섯이다. 아버지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할 나이가 아니다"면서도 "본인과도 충분히 얘기가 된 문제다. 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은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해 KCC 최형길 단장은 "은퇴는 선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트레이드와 은퇴 모두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서씨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선수가 은퇴를 하기 위해서는 구단의 동의가 필요하다. 구단의 동의 없이 선수생활을 포기한다면 임의탈퇴로 처리된다. 이 경우 다시 선수로 복귀하려면 구단 측에서 동의를 해준 뒤 한국농구연맹(KBL)에 '임의탈퇴 철회 요청'을 해야 한다.
농구계에서는 17일 KT&G전에서 서장훈이 감기몸살을 이유로 결장한 데 대해 '이미 구단과 서장훈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씨는 "(이번 요구는) 단순히 출전시간에 대한 불만이 아니다.
구단과 장훈이 모두 윈-윈이 되는 길을 찾자는 것인데 거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농구 관계자는 "선수단 전체가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유독 서장훈에게만 책임이 집중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번 사태로 훌륭한 선수를 잃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서장훈이 새로운 구단에서 현역 시절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울 수 있을까, 아니면 임의탈퇴선수로 초라하게 사라지고 말까. 그 해답은 허 감독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구단과 허 감독이 쥐고 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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