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내가 제일 가난하고 나만 도움이 필요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도 못한 곳에 집이 있었고 그 곳에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있었어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2008 대한민국 인재상'수상자로 선정돼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상을 받은 100명 가운데에는 부산 남성여고 3학년 민경인(18ㆍ여) 양이 포함돼 있다.
민 양과 함께 상을 받은 학생들은 피겨스케이팅 요정 김연아 선수, 15세에 대학에 입학한 이영종 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강환 군, 중학교 재학중 토플 시험에서 만점을 획득한 최정연 군 등이다.
다른 학생들과 달리 민 양의 수상사유는 '봉사활동 우수'다. 민 양의 공적조서에는 '양로원ㆍ장애인협회 등 7년간 봉사활동 500여회'라고 적혀 있다. 민 양은 "정확한 시간이나 횟수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선생님이 그렇게 적었을 것"이라며 "'양로원 봉사 몇 시간'하는 식으로 봉사 시간을 따지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성적에 반영된다고 하지만 점수 받으려고 봉사하는 건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민 양은 초등학교 5학년 겨울 방학 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부산 중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피아노를 배우던 민 양은 복지관 주방장으로 일하던 친구 어머니를 돕다가 봉사활동에 눈을 떴다. "방과후에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갈 형편도 못돼 혼자 심심하게 있는 것 보다 봉사활동을 하는 게 보람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민 양은 주로 경로식당에서 일을 하거나 홀몸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했다.
자신도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기초생활수급자인 민 양은 "중학교 때까지는 저도 도시락을 받았기 때문에 제가 제일 불쌍한줄 알았어요"라며 "그런데 받기만 하다가 제 손으로 배달을 해보니 더 어려운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고 털어 놓았다.
매년 겨울방학마다 고지대 홀몸노인들을 찾아 나섰던 민 양은 장래 진로도 사회복지사로 정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대학 정시모집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지원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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