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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돌파" 오너체제 강화 약될까 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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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돌파" 오너체제 강화 약될까 독될까

입력
2008.12.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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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오너경영 체제 강화에 나섰다.

위기 상황일수록 오너경영의 장점인 권한 집중에 의한 빠른 의사결정과 끊임없는'자기애(愛)'적 무한책임 경영에 힘이 실린다. 특히 요즘처럼 기업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경우 기업의 대응도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전문경영인의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는 오너의 감각과 직관력에 의한 의사결정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공통된 판단이자 도전인 셈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LG패션은 구본걸 LG패션 대표이사 사장의 동생인 구본진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구 부사장은 기획관리 업무를 맡는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정지선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씨를 주력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모두 경영일선에 배치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했다.

LS그룹도 최근'형제경영'을 강화해 사업군(群)별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구자엽(산전ㆍ가온 사업부문) 부회장과 구자열(전선ㆍ동제련ㆍ엠트론 사업부문) 부회장을 각각 회장으로, 구자용 E1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구자엽 회장은 구자홍 그룹 회장의 친동생이고, 구자열 회장과 구자용 부회장은 구자홍 회장의 사촌 동생. 앞서 GS건설도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셋째 동생인 허명수 국내 총괄담당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그러나 불황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 같은 오너경영 강화를 놓고 일각에선 과거 외환위기 때를 떠올린다. 당시 서울 대연각 빌딩 소유주였던 금융재벌 고려그룹(고려종금ㆍ증권ㆍ생명)의 이창재 회장과 삼성가(家)의 일원이던 새한그룹 이재관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크게 어려움에 처했었다. 현장경험이 충분치 않은 오너의 경영일선 배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재계는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연말 인사를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사상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그룹 오너 2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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