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파리아스 매직'이 올해도 결실을 맺었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가 21일 '2008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경남FC를 2-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포항은 96년 초대 대회 우승에 이어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대회 준우승에 머무는 등 최근 준우승만 3차례 했던 포항은 '3전4기' 끝에 FA컵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포항은 우승팀에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 2년 연속 아시아무대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이로써 무자년 한국축구는 수원이 리그와 컵대회 우승으로 2관왕을 차지했고, 포항이 FA컵 정상에 오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대회 최우수선수는 미드필더 최효진(포항)이 받았고, 득점상은 6골을 기록한 김동찬(경남)이 차지했다.
대구를 물리치고 올라온 포항은 경기 초반부터 박원재-최효진 '좌우콤비'를 중심으로 경남을 몰아붙였다. 선제골도 최효진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최효진은 오른쪽 측면 페널티에어리어 밖에서 상대 수비수 3명 제치고 돌파한 뒤 정확한 땅볼 크로스로 선제 결승골을 연결했다.
최효진의 발에서 떠난 패스를 쇄도하던 황진성이 왼발을 갖다 대 상대 골문을 갈랐다. 포항의 스테보-데닐손 투톱 콤비는 문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위협했지만 경남 수비의 육탄방어로 추가골을 얻는 데 실패했다.
후반전 경남이 김영우와 김진용을 투입하며 반격하자 포항은 약간 주춤했다. 하지만 이광재와 김재성의 투입으로 활기를 되찾은 포항은 후반 33분 김재성이 쐐기골을 넣어 승부를 갈랐다.
박원재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중앙에서 김재성이 껑충 뛰어올라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에도 이광재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오른발 슛이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경남은 포항전 7경기(1무6패)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하며 2006년 창단 이후 최고 성적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경남은 준결승전에서 4골을 몰아쳤던 김동찬과 인디오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후반 40분 이상홍의 회심의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제주=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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