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버나드 매도프(70)에게 월스트리트의 저명한 투자 전문가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투자전문 회사인 페어필드 그리니치 그룹(FGG)의 월터 노엘(78ㆍ사진) 설립자 겸 회장이 매도프에게 75억달러(약 9조원)를 투자했다가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노엘 회장이 날린 돈은 FGG 자산 총계 141억달러의 절반이 넘으며 매도프 사기 사건에서 두 번째로 피해가 큰 트레몬트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33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통신은 노엘 회장이 거액을 날린 것에 대해 '경이롭다(mind-boggling)'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노엘 회장의 금융계 경력으로 볼 때 그만큼 의외라는 것이다.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인 노엘 회장은 씨티그룹과, 1995년 체이스맨해튼은행에 합병된 케미컬은행에서 미국과 해외의 거액 자산가들에게 금융 컨설팅을 하는 등 해박한 금융지식으로 명성을 쌓았으며 83년 FGG를 설립, 이 회사를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키웠다. 뉴욕타임스(NYT)는 "FGG는 엄격한 실사와 리스크 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기에 걸려든 데는 노엘 회장과 매도프의 개인적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1980년 초반부터 노엘 회장은 매도프와 친분을 쌓았으며 2000년대에는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이웃해 살만큼 가까운 사이로 발전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엘 회장이 최근 뉴욕에서 가족, 측근과 함께 매도프 사기 사건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며 "이제 노엘 회장은 20여년에 걸친 매도프와의 대면 미팅과 거래 내역 보고서 교환이 거대한 사기극이었음을 깨닫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법원은 이날 매도프의 신병을 맨해튼 아파트로 제한하고 전자감시 장치를 팔에 착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매도프는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는 자택 외부로 나갈 수 없으며 사전에 허가받은 약속 외에는 외출을 할 수 없다. 앞서 매도프는 보석을 신청하려 했으나 보석금 1,000만달러 보증에 필요한 보증인 4명을 구하지 못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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