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攻守 교대한 여야… 상임위 또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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攻守 교대한 여야… 상임위 또 파행

입력
2008.12.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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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여당 단독으로 상정된 다음날인 19일 국회에서는 여야의 공수 위치가 뒤바뀌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전날 전술을 답습해 회의실을 선점했고, 한나라당은 회의실 밖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전날처럼 해머 등의 각종 도구와 경위를 동원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여야 의원 및 당직자 간 고성과 몸싸움은 여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틀째 점거 중인 국회의장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정세균 대표는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권위주의 시대처럼 대통령 하수인으로 전락한 한나라당의 반민주주의적 기도를 단호히 분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과 달리 민주당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날 회의가 예정된 4개 상임위 중 행안위 정무위 회의실을 선점했다.

행안위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정무위는 금산분리 완화와 출자총액제 폐지 등 금융 관련 쟁점법안을 다루고 있어 타깃이 되었다.

강기정 김유정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0여명과 당직자들은 오전 7시30분 4층 행안위 회의실을 점거했다. 민주당 신학용 홍재형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야당 의원 13명도 6층 정무위 회의실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회의실 앞에는 민주당, 민노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 수십명이 여당 의원들의 출입을 저지하기 위해 배치됐다.

오후 2시25분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실 앞에 나타났다. 김영선 정무위원장과 박종희 조윤선 의원 등 11명은 출입문 앞에 앉아 있던 민주당 당직자들을 옆으로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하긴 했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나라당 김용태 권택기 의원 등이 세차게 문을 두드리며 "문 여세요. 민생법안 심의합시다"라고 외쳤고, 김 위원장도 "신학용 간사님, 경호권을 발동하기 전에 문 열어주세요"라고 호소했지만 허사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당직자들이 "자업자득이다. 쇼하지 맙시다"라고 야유하자 양측 간 입씨름이 벌어졌다.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실 앞에서 '집권10년 경제위기 민주당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4시간 동안 연좌시위에 들어갔고, 복도에 나와 있던 일부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도 '금산분리 완화 반대'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잠시 철수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9시20분 회의실 입장을 재차 요구했으나 민주당 송영길 최규성 의원이 이를 거절, 발길을 돌려야 했다.

행안위에서도 충돌이 있었다. 오전 세 차례 입장을 거부당한 한나라당은 권경석 법안소위 위원장과 신지호 장제원 의원 등 5명이 오후 2시30분 소회의실에 속기사 2명을 배치하고 회의를 진행하려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한나라당 측은 "사전 통보를 한 뒤 소위를 개최하자는 것까지 저지하는 민주당의 저의는 뭐냐"고 따졌고 강 의원은 "음습하게 날치기 처리하는 한나라당의 행태야말로 172석의 자만과 독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맞섰다.

전날의 충돌을 둘러싼 고소ㆍ고발전도 이어졌다. 국회 사무처는 "재발방지 차원에서 물리력을 동원한 관련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고, 민주당은 형법상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박진 외통위원장 외 3명을 형사고소했다.

김회경 기자

이화영 인턴기자(이화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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