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과세상/ '젠더 트러블' 이성애자·동성애자를 가르는 이분법적 세계관을 무너뜨리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과세상/ '젠더 트러블' 이성애자·동성애자를 가르는 이분법적 세계관을 무너뜨리다

입력
2008.12.22 00:11
0 0

/주디스 버틀러 지음ㆍ조현준 옮김/문학동네 발행ㆍ375쪽ㆍ2만2,000원

"섹스는 생물학적 몸의 차이, 젠더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존재 양식, 섹슈얼리티는 근원적 욕망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같은 구분법에 근거한 기존 페미니즘의 패러다임은 지배 이데올로기의 반복된 각인 작업을 통해 자연스러운 것으로 조작된 것이다."

이성애자만을 주체로 용인하는 가부장제적 음모가 폭로된다. 페미니즘 이론의 대가 주디스 버틀러(52ㆍ버클리대 비교문학ㆍ수사학과 교수ㆍ사진)의 대표적 저서가 국내에 첫 소개된다.

프로이트 식의 결핍론, 구조주의ㆍ정신분석학 등 기존 이론의 틀 안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들을 비판하는 데 전반부를 할애한다. 동성애를 정신병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줄리아 크리스테바를 비판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는 후반부는 종래의 이분법적 세계관을 뛰어넘어 세계를 근본적으로 재해석ㆍ변혁해야 함을 역설한다.

저자에 따르면 페미니즘은 기존의 사고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전복이자 현실 변혁의 토대다. 저자는 "페미니즘이 정체성의 정치학으로, 생산적인 정치 구조로, 행위 주체의 가능성으로 이어져야 한다"(359쪽)며 "옛 정치성의 잔해로부터 새로운 정치성의 배열이 등장하게 될 것"(363쪽)이라고 예견한다.

1990년에 발표한 이 책으로 일약 학계의 스타가 된 주디스 버틀러는 그 자신 레즈비언이다. 퀴어 이론의 관점에서 그가 시행한 프로이트, 라캉 등의 철학자 비판은 자기 존재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세계에 번역돼 전문서적으로는 드물게 10만여부가 판매된 이 책은 인터넷상에 '주디!'라는 팬진(fanzine)을 탄생시키며 더욱 성가를 높였다. 그러나 저자는 1999년 미국에서 '최악의 저자'로 뽑혔을 만큼 난해한 글쓰기로도 유명하다. 보통 분량을 훨씬 웃도는 역자 해제를 비롯해 초판과 개정판의 서문이 충실히 실려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옮긴이 조현준(40ㆍ여성문화연구소 연구원)씨는 "해방이 아니라 또 다른 정치적 관점에로의 전환으로서 페미니즘의 출발을 알렸다"고 이 책의 의의를 규정했다.

장병욱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