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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로 뚫고 소화기로 막고… '막가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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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로 뚫고 소화기로 막고… '막가는 국회'

입력
2008.12.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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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8일 단독으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전격 상정하자 민주당 등 야권은 ‘원천 무효’라며 격하게 반발, 연말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단독 상정 후 긴급 의총을 열어 박진 외통위원장 고발 및 국회의장실 무기한 점거 등 초강경 투쟁방침을 결의했으며 일각에서는 장외투쟁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비준안 상정을 계기로 경제 관련법 등 122개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실력 저지’를 통해서라도 사이버모욕죄 관련법 등 주요 10개 법안 처리를 막기로 방침을 정해 연말 임시국회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8대 국회 들어 ‘질서유지권’이 처음 발동된 이날 외통위 회의실 주변은 해머와 소화전,소방호스까지 동원된 격렬한 몸싸움과 욕설 등으로 난장판이었다.

한나라당 외통위원들은 이날 오전 회의장에 미리 입장, 문을 잠그고 경위들을 동원해 책상 등 기물들로 바리케이드를 쳐 야당 의원들의 출입을 봉쇄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 당직자들은 해머로 문을 부수고 소화전을 끌어다 물을 쏘면서 진입을 시도했고, 경위들은 소화기로 분말을 뿌리면서 진입을 막았다.

이 와중에 박진(한나라당) 외통위원장은 오후 2시쯤 의사정족수를 확인한 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한 데 이어 이를 법안심사소위에 넘겼다. 전체회의에는 박 위원장을 비롯해 정몽준 남경필 정진석 황진하 이춘식 김충환 구상찬 이범관 정옥임 홍정욱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1명만 참석했다. 국회법상 전체 외통위원(29명) 가운데 5분의 1 이상이 출석하면 회의를 열고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상정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참을 만큼 참았으므로 국회에서 막힌 데가 있다면 돌파해나가야 한다”고 말했으며, 홍준표 원내대표도 “경제살리기 법안, 세출예산부수 법안, 사회개혁 법안을 연말까지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긴급 의총에서 “오늘은 의회주의가 유린당한 치욕의 날”이라며 “의회 쿠데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비준안 상정의 절차상 하자 등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거쳐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비준안 상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 법안심사소위는 여야 의원들의 실랑이로 가동됐지 못했고, 법사위 정무위 복지위 교과위 등도 파행을 면치 못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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