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자유분방한 젊음의 모습을 소재로 했던 영화 '고고70'으로 새삼 주목을 받은 밴드 '데블스'. 한국 가요계 최초로 흑인 음악인 소울을 파고 들었던 이 오래된 밴드가 해체 27년 만에 리더 김명길(61)씨를 중심으로 최근 재결성됐다.
비록 과거의 멤버가 모두 모이지는 않았지만 데블스는 일종의 베스트 음반을 새로 녹음하며 22일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등 옛 영화를 찾기 위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영화에서 조승우가 연기했던 데블스의 김명길씨를 만나 영화와 새 음반 얘기를 들어봤다.
"영화 '고고70'의 최호 감독이 70년대 음악인들과 사회 모습 등을 총괄해 영화에 담으려 한다며 비트볼뮤직에 조언을 구해왔고, 그때 마침 이 음반사에서 데블스의 예전 음반의 복각작업을 하던 중이어서 자연스럽게 저와 연결이 됐죠."
영화는 비록 대박은 내지 못했지만 활기찬 고고장에서 뿜어져 나온 젊은 열기를 느낀 관객들은 데블스의 흔적에 주목했고, 때마침 김씨는 음반사의 도움으로 멤버들을 새로 규합해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음반사에서 모아준 실력있는 연주자들 5명이 들어와 저를 포함해 6인조 밴드가 됐죠. 이제 10개월 정도 연주연습을 했어요. 그동안 펜타포트 무대에도 서고 홍대 앞 공연도 했는데 예전과 달리 젊은이들의 마음이 열려서인지 박수를 많이 받고 있어요. 깜짝 놀랐죠."
영화 속 조승우처럼 김씨는 데블스의 보컬과 기타를 맡았었다. 하지만 실재했던 데블스의 모습은 영화의 그것과 많이 다르다고 김씨는 말한다.
"영화 개봉 당시 픽션과 사실의 혼재로 말썽도 있었죠. 영화에 보면 마치 고고장에서의 연주가 불법인 것처럼 묘사됐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와일드캐츠는 우리보다 먼저 활동하던 팀이었고, 경쟁자로 그려진 피닉스는 우리와 함께 공연하던 동료 같은 팀입니다."
비록 그렇게 논란의 여지는 있었지만 '고고70' 덕분에 하마터면 세월에 묻힐 뻔했던 밴드 데블스가 부활한다는 소식은 널리 알려졌다.
"영화로 광고가 되어서 그런지 새로 복각해 판매한 데블스의 정규앨범 4장이 모두 재판에 들어갔어요. 내년 1월엔 새 멤버들이 데블스의 베스트곡들을 새로 녹음한 음반도 나옵니다. 멤버들도 더 보강할 것이고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데블스의 영광을 재현해 보일테니까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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