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이달 중 중국을 방문키로 하면서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전 주중대사 자격으로 지인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지만 남북 관계 경색 국면에서 중국을 통해 북한과 대화하려는 모종의 임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7일 "김 장관이 주중대사 시절 중국 지인들과 이임 인사를 하기 위해 이달 중 중국을 방문키로 하고 현재 중국 외교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3박4일 일정으로 추진 중이지만 면담자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6년 반 동안 대사로 근무하면서 중국 고위 인사들과 쌓아온 친분을 고려하고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인적 인프라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김 장관은 3월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6년 5개월 동안 역대 최장수 주중대사로 일했었다. 하지만 갑자기 장관에 임명되면서 중국 측에 제대로 이임 인사도 못한 채 귀국했고, 이를 아쉬워 해 계속 방중을 추진해 왔다. 때마침 중국 외교부의 초청이 있었는데 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김 장관의 의지가 강해 방중이 추진됐다고 한다.
하지만 국무위원이 작별 인사를 이유로 나흘씩이나 한국을 비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군다나 북한의 12ㆍ1 남북통행 제한 조치로 남북 관계도 엄중해 김 장관이 쉽게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김 장관의 방중은 북한의 혈맹국인 중국을 통해 직ㆍ간접 대북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방중 시 외교부뿐 아니라 공산당과 국무원의 고위 인사와 만날 계획인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더하는 부분이다. 중국은 매년 초 정치국 상무위원급의 최고위층 인사가 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왔기 때문에 김 장관의 방중 시기는 이와 맞아 떨어진다.
물론 통일부는 남북 관계와는 상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당국자는 "심각한 문제를 토의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가볍게 봐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북한 전문가는 "엄중한 시국에 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북한을 의식한 게 아니라 정말 개인적 인사 차원이라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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