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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로금리 시대/ 韓銀 "우리도 준비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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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로금리 시대/ 韓銀 "우리도 준비는 하지만…"

입력
2008.12.18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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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로금리나 돈 뿌리기(양적 완화) 전략은 우리에게도 곧 다가올 지 모를 미래이기도 하다. 문제는 실제 경기가 미국만큼 나빠지느냐, 미국 같은 조치가 필요하냐는 판단이다. 한국은행은 '준비는 하고 있지만 그런 상황은 제발 오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가 역력하다.

당장 금융시장 안정에는 호재

당장 17일 주가와 환율이 강세를 보였듯 미국의 제로금리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금융시장에 호재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달러화 약세를 부르고 이는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증시도 마찬가지. 미국의 강한 경기부양 의지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도 나쁠 리 없다.

하지만 장기적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벼랑 끝에 몰려 내놓은 마지막 카드가 실물경제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더 이상 쓸 카드조차 없는 암담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실제 간밤 4% 넘는 뉴욕증시 급등에도 불구, 국내 주가는 0.71% 상승에 그치며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감을 보였다.

우리도 제로금리 가능할까

한은은 이미 추가 금리인하 여지를 열어둔 상태. 문제는 현재 3.0%인 금리를 얼마나 더 내릴 수 있는가다.

바닥(0%)까지 도달한 미국과 달리, 우리에게는 수치상 여전히 3%포인트의 여유가 있지만 우리에게 바닥은 0%가 아니다. 경제가 성숙해 플러스와 마이너스 성장을 반복하는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평균 4%대 성장을 거듭하는 성장형 국가다. 여기에 미국처럼 기축통화를 찍어내는 것도 아니고 금리차에 따라 드나드는 외국인 투자금과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처지를 감안하면 단순비교는 어렵다.

미국의 0%와 비슷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명확치 않다. 결정권을 쥔 이성태 한은 총재는 최근 "유동성함정(금리가 너무 낮아져 웬만한 조정에는 반응하지 않는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준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대략 2~2.5% 수준으로 보고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앞으로 최대 1%포인트 정도는 더 내릴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돈 얼마나 더 풀까

금리보다 더 큰 관심은 '양적 완화'와 같은 향후 한은의 직접 유동성 공급조치다. 금융위기 대응에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각국 중앙은행의 '롤(역할) 모델'이 되고 있는 만큼 FRB가 이미 시행한 회사채 직접 매입이나 이날 발표한 장기국채 매입 검토 등은 곧바로 한은은 벤치마킹 대상이나 다름없다.

실제 지난주 금리 대폭 인하 인후 유동성공급으로 방향을 튼 한은은 이번 주에만 4조원 넘는 돈을 풀었다. 하지만 미국 같은 '무차별 돈 퍼붓기'를 점치기는 아직 일러 보인다. "유동성 대량 공급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돼 있다"(이 총재)는 경고처럼 중앙은행으로서는 늘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FRB의 정책노력이 어떤 효과를 거둘 지 지켜봐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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