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일자리 없이 백수 또는 반(半)백수로 지내는 사람이 1년새 14만여명 늘어 300만명을 넘어섰다. 내년 상반기 마이너스 고용까지 점쳐지는 암울한 상황에서 실업, 실직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1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동향에 집계된 공식 실업자는 75만명으로 1년 전 같은달에 비해 1만7,000명 증가했다. 공식 실업률은 3.1%. 그러나 실제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은 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기 침체로 고용 악화가 본격화하면서 지난달 새로 생긴 일자리는 고작 7만8,000개에 그쳤을 뿐이다.
지난 1달간 이력서를 내는 등의 구직 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55만2,000명) 뚜렷한 활동 없이 그냥 쉬고 있는 사람(132만7,000명) 등 실질적 실업자가 1년새 6만1,000명 증가했다. 그리고 취업을 했어도 근무시간이 너무 짧아 추가로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반(半)백수가 급증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추가 취업을 원하는 이들이 41만7,000명에 달했다. 1년 전과 비교해 6만4,000명 급증한 것이다. 이렇게 공식, 비공식 실업자를 모두 합하면 304만6,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4만2,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실업 문제는 앞으로 가 더 걱정이다. 마이너스 고용이 예고되는 등 대량 실직마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상반기에 취업자수가 4만명 감소하는 등 우리 경제에 심각한 고용 위축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도 올해 3.2%에서 내년 3.4%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실업 공포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11월 53만3,000명이 실직해 월간 기준으로 34년만에 최대의 실직자수를 기록하며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6.7%)을 보였고, 일본도 내년 3월까지 비정규직 3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집계되는 등 세계 각국에서 흉흉한 감원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만 봐도 실업 문제는 예사롭지 않다. OECD 회원국의 평균 실업률은 6월 5.8%, 7월 5.9%, 8월 6.0%, 9월 6.1%, 10월 6.2%로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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