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전주 KCC가 4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9승10패. 급기야 5할 승률 밑으로 추락했다.
'국보급 센터' 서장훈(34ㆍ207cm)과 '괴물센터' 하승진(23ㆍ222cm)까지. 역대 최강의 높이를 구축했던 KCC는 이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KCC가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원인은 결국 모래알처럼 무너진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간의 '신뢰'였다.
KCC 허재 감독은 14일 울산 모비스전에서 팀의 간판 서장훈을 단 4분 동안 코트에 내보냈다. 그리고 서장훈은 4분 동안 눈에 띌 정도의 '태업'을 했다. 모처럼 두 자릿수 점수차로 앞서가던 KCC는 곧바로 추격을 허용했고, 결국 경기의 흐름은 모비스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허 감독과 서장훈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KCC 선수단의 불만은 감독에게 집중되는 분위기다. A선수는 15일 "일부러 서장훈과의 갈등을 구단 고위층에 보여주려는 것 아닌가. 지난 시즌 임재현, 올시즌 서장훈에게 부진한 성적의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B선수는 "우리 경기는 벤치에서 봐도 답답할 정도다. 평소에 제대로 된 전술훈련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라면 6강도 자신 없다"며 충격적인 고백을 털어놓았다. C선수는 "(감독의 호통에) 평소에 잘 하다가도 경기에만 나가면 몸이 경직될 정도"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에 대해 KCC 관계자는 "어느 팀이든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사소한 불만은 항상 발생하는 문제"라며 "전술 역시 없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장신 팀들은 조직력을 맞춰나가는 과정이 오래 걸릴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 팀 컬러에 따라 선수 기용은 달라지기 마련"이라며 "이에 대한 불만 때문에 프로 선수들이 태업을 해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말이나 되나"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구단 고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허 감독은 계약이 만료되는 올시즌 종료까지 임기가 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래알처럼 흩어진 선수단을 다시 감싸 안을 수 있을지, 허 감독의 리더십에 '장대군단' KCC의 운명이 달려 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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