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징검다리 하락(12일)을 빼곤 이 달 들어 16일까지 7거래일간 상승이다. 코스피지수는 100포인트이상 올랐다.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완연하다. 돈이 마르고, 실적이 악화하고, 구조조정이 닥친다는 암울한 예견은 잠시 잊은듯하다.
덕분에 내년 하반기에나 개봉할 거라던 '유동성 랠리' 예고편이 시장에 널리 퍼졌다. 유동성 랠리의 줄거리는 시중에 돈이 풀려 넘치고 넘치면 환율이 안정되고 증시는 상승한다는 해피엔딩. 그러나 아무리 돈을 풀어도 정책금리와 시중금리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기업들이 '돈맥경화'를 호소하는 현재 상황에선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등장한 게 '유동성 기대 랠리'다. 기대를 한껏 부풀린 건 정부와 한국은행의 각종 경기부양정책과 예상을 뛰어넘는 금리인하라고 볼 수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실패한 자리를 정부가 접수했다"고 표현했다. 그래서 "현재의 주가 상승은 유동성 랠리가 아닌 그 '기대감'이 먼저 반영된 단계"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 증시는 어디쯤 와 있을까. 일본의 우라가미 구니오는 저서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 에서 투자의 사계(四季)를 '금융장세(봄)→실적장세(여름)→역금융장세(가을)→역실적장세(겨울)'로 구분했다고 한다. 이를 적용하면 우리는 역금융장세에서 역실적장세로 넘어온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금융장세, 즉 유동성 랠리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주식시장>
황 연구원은 "시장은 단기적으로 '보이지않는 손'(시장기능)보다는 '보이는 손'(정부)에 의해 베어마켓 랠리(약세 장 속 상승)를 이어갈 것"이라며 "보이지않는 손이 움직여 시중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계속 들어와야 진짜 유동성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상승 흐름은 기술적 반등의 한계를 지닐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연말 랠리의 꼭짓점으로 거론되던 1,200~1,300선도 이미 코앞이니까.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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