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SKY 경영대, 기부금 쓸어 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SKY 경영대, 기부금 쓸어 담기

입력
2008.12.17 06:09
0 0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SKY' 경영대들이 발전기금 모금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각 1만5,000명 안팎의 졸업생과 3개 대학을 합쳐 국내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의 70%를 배출한 인맥을 바탕으로 이들은 한 해 수십~수백억 원대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세 학교 모두 내년 등록금을 동결, 단과대를 넘어 학교 재정에 기여하려는 모금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울대 경영대는 16일 기금 기부 동문, 학교 관계자 등 150여 명을 초청해 '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2006년부터 3년 간 총 기부액은 111억3,900만 원. 대학본부 차원의 '서울대 발전기금' 1년 모금액에 맞먹는 액수다.

고려대는 내년 5월 서울 캠퍼스에 연면적 1만5,078㎡ 규모의 첨단 멀티미디어 강의동 '글로벌 50'을 짓기 위해 경영대 동문들을 상대로 230억 원을 모금 중이다. 연세대 경영대도 내년 새로 짓는 경영대 건물의 공사비 400억 원 중 270억 원의 기부 약정을 이미 받았고, 나머지도 동문 모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내년 경영대 신입생에 대한 파격 장학금 지원을 공언하며 기금 확보에 나섰다. 고려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우선 선발된 66명에게 4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연세대도 내년 신입생 80명에게 같은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세 학교는 경기침체로 내년 기부금 모금 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양한 기부금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서울대는 기부 성과를 되돌려주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방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을 양성하거나, 경영진에게 선진 경영기법을 교육하는 방법 등이 고려되고 있다. 다른 대학도 신축 건물에 기부자 이름을 딴 방을 마련하는 등의 다양한 유인책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기부금 사용이 경영대 시설 공사에 치우쳐 있어 자금이 적재적소에 배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백억 원대 경영대 건물 신축을 계획 중인 고려대, 연세대는 물론, 서울대 기부금의 상당 부분도 경영관을 리모델링 한다는 명목으로 끌어왔다.

한 대학의 기금 담당자는 "경영대의 모금 실적이 단연 뛰어나긴 하지만, 대부분 경영대 시설 개비에 쓰도록 지정 기탁된 것이라 다른 단과대엔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의 박탈감도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중위권 대학 관계자는 "일류대가 기업 경영자를 위시한 재력가 동문의 기부금을 싹쓸이 해 대학별 빈부격차가 심화된다"면서 "학연에만 얽매이지 않고 대학 간 균형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기부 문화와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