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이후 지금까지 아무 것도 먹지 못했어요."
일본어 교사를 꿈꾸며 9월 와세다(早稻田)대학에 온 미국인 유학생(22)은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취재에 엔화 급등으로 한달 전부터 점심을 굶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통장의 저금을 빼 쓰고 있는 그는 방일 직후보다 지금 1만엔 인출 때 20달러가 더 든다.
엔고 때문에 생활에 고충을 겪는 일본의 유학생이 늘고 있다. 원화 약세까지 겹친 한국인 유학생은 어학 연수자를 중심으로 조기 귀국자도 적지 않다. 이에 일본 대학들이 유학생 특별 장학금 지급이나 등록금 납부 기한 연장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도쿄(東京)외국어대는 최근 엔고에 따른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해 학자금을 자비로 조달하는 유학생 30명에게 10만엔(1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도쿄외국어대는 현재 유학생이 57개국 505명(13%)으로 일본 국립대 중 외국인 학생 비율이 가장 높다.
이중 특히 환차가 심해진 한국, 인도네시아, 아일랜드 등 8개국 학생 118명 중 신청자를 대상으로 학부생과 대학원생 각 15명을 뽑아 내년 3월까지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학교측은 엔고로 집세를 낼 수 없다는 유학생 상담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사립대 중에서는 유학생이 약 2,800명으로 일본 대학 중 외국인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와세다대가 지난 달 유학생 등록금 납부 기한을 3개월 연장해주고 내년도 신입생은 입학ㆍ등록금을 분납할 수 있도록 하는 유학생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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