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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연말?… 은행권은 춥디추운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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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연말?… 은행권은 춥디추운 연말

입력
2008.12.1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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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은행권에 감원바람이 매섭다. 아직은 중형급 및 외국계 은행 중심으로 인력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형시중은행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298명에 대해 이날자로 감원을 확정 지었으며, 농협도 330명의 명예 퇴직자 신청을 받았다. 앞서 SC제일은행은 190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나갔다.

특히 씨티은행의 경우 희망퇴직서를 낸 310명 중 298명을 실제로 퇴직시켜 구조조정의 강도가 예상 외로 강했음을 보여줬다. 정부의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 정책에 따라 농협도 마찬가지로 명예퇴직을 신청한 대부분이 실제로 옷을 벗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빅 4' 은행들은 연말 감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진행될 임원급 인사에서 우선 대폭적인 '물갈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후속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신호탄은 우리은행이 먼저 쐈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 단행된 부행장급 인사에서 8명을 전격 교체했다. 이종휘 행장 부임 이후 첫 인사라는 점을 감안한다해도, 기존 11명의 부행장을 10명으로 줄이고 절반 이상의 면면을 바꾼 것은 향후 시작될 은행권 인사시즌의 줄거리를 보여주는 '예고편'적 성격이 짙다는게 은행가의 시각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내년 초 인사를 실시하는데, 그 폭을 놓고 관측이 무성하다. 국민은행도 60개 점포 통폐합으로 60여명의 부서장(부장급)이 자리를 옮기는 만큼, 연초 인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이와는 별도로 현재 준정년퇴직제를 실시하기 위해 노조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늦어도 내년 초에는 어떤 형태로든 인력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은 농협도 부행장들이 경영부실을 책임지고 모두 일괄 사표를 낸 상태. 이명박 대통령이 농협의 경영행태를 강도 높게 지적했고, 그 첫 단추로 강도높은 인사개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상당폭의 임원 물갈이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방은행쪽도 사정이 만만치 않다. 지난 3분기까지 상대적으로 견실한 경영성과를 거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부산은행은 본부 하나를 줄이고 부서를 통폐합한다는 방침을 조만간 확정 짓고 인력 재배치에 들어간다. 올해 말 인사를 앞둔 대구은행도 현재 공석중인 부행장과 본부장 자리 하나씩을 채우지 않는 등 조직 슬림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내년 1월 말까지 국제결제은행(BIS) 기본자본 비율을 9%까지 높이지 않으면 제재를 한다고 최후 통첩을 날린 만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인사폭과 감원폭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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