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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총알 박힌 줄 모르고 13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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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총알 박힌 줄 모르고 13년을…

입력
2008.12.1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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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첩 작전 중 어깨에 총알이 박히고도 이를 모르고 살아온 경찰관이 13년 만에 총알 제거 수술을 받는다.

대전경찰청 정부대전청사경비대 소속 송균현(43) 경위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X-레이 촬영에서 오른쪽 어깨 끝부분에 단추 같은 것이 보여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탄두로 확인된 것이다. 그는 수술을 받기 위해 16일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그의 몸에 총알이 박힌 사연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10월 24일 2인조 무장간첩이 충남 부여군 석성면에 출현, 군경과 추격전이 벌어졌다.

당시 부여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송 경위도 즉시 현장에 출동했고 오후 4시께 석성저수지 아래 숨어 있던 간첩 김동식을 발견, 동료 나성주 순경과 교전을 시작했다.

불과 10여m의 거리를 두고 수십 발의 총알이 오고 가는 숨막히는 전투가 벌여졌다. 이 와중에 간첩의 총탄에 나 순경은 순직했고 그 역시 어깨에 부상을 입고 후송됐다.

하지만 동료의 죽음과 긴박한 상황 속에서 자신만 편안히 누워있을 수 없다며 그는 응급조치만 받고 병원을 나왔다. 전국을 놀라게 했던 간첩사건은 1명이 사살되고 1명이 생포되면서 종결됐다. 그는 인헌무공훈장과 1계급 특진의 영예를 얻었다.

이후 그는 총상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점차 잊었다. 날씨가 흐리거나 추운 날이면 가끔씩 어깨가 결리고 욱신거렸지만 단순한 후유증 정도로 여기고 정밀검사를 받지 않았다.

송 경위는 "당시에 병원에서 X-레이를 찍었는데 총알을 발견하지 못해 몸 안에 총알이 박혀있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총알을 빼내면 잘 보관해 반공교육에 쓰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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