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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응받고 묻지마 투자… 7조원 사학연금 줄줄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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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응받고 묻지마 투자… 7조원 사학연금 줄줄샌다

입력
2008.12.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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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주식 투자업무를 총괄하던 A팀장은 거래 증권사 선정 평가를 앞둔 지난해 3월 B증권사 관계자와 함께 중국 옌타이(烟臺)로 2박3일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보름 뒤 평가에서 A팀장은 B사에 대해 다른 팀원(8~31점)보다 훨씬 높은 67점을 줬다. B사는 이 덕분에 매매수수료율이 C에서 B등급으로 올랐고, 수수료 1,495만원을 더 챙길 수 있었다.

감사원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사학연금관리공단 감사결과 등 준정부기관 임직원 비리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사립학교 교직원의 연금으로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7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사학연금의 자산 운용자 행태는 이처럼 엉망이었다. 채권 간접투자를 총괄하던 D팀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E투신사를 공단 자금의 위탁운용 대상업체에 포함시키기 위해 부하 직원에게 높은 점수를 주도록 지시했다.

이 결과 E사는 애초 정량평가에서는 45개사 중 41위였으나 주관성이 들어간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28위로 위탁운용사에 포함됐다.

특히 D팀장과 팀원은 만기가 된 E사 운용 채권형 펀드 상품 2개가 공단 기준 상 재투자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500억원의 재투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 상품은 수익률이 저조해 결국 만기 전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했다.

G팀장의 경우 공단이 400억원을 대출키로 약정한 토목건설업체 H사로부터 132만원을 지원 받아 인도네시아 발리를 관광하는 등 총 4차례에 걸쳐 향응성 관광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적 성격이 강한 연금 자산을 운용하면서 마치 황제처럼 대접 받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을 감사 결과 확인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또 동생과 관련 있는 특정 업체에 3억5,000만원 상당의 국외연수 수의계약을 맡기도록 압력을 행사한 총리실 산하 경제ㆍ인문사회연구회 고위 간부 I씨를 징계 처분하라고 연구회에 통보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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