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2005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한일전산여고 센터 김수지(185㎝)를 지명했다. 고교 최고 센터였던 김수지는 프로에서 제 몫을 해내진 못했다.
2006~07시즌까지는 선배 정대영(GS칼텍스)의 그늘에, 2007~08시즌엔 후배 양효진에 가렸다. 프로 4년차로 어느덧 중고참이 된 김수지(21)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대로 무너질 순 없다"며 이를 악물었다.
김수지가 여름 내내 흘린 땀은 겨울이 되자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김수지가 16일 수원 도로공사전에서 12득점, 7블로킹으로 3-0(25-23 25-20 25-19) 승리를 이끌었다.
한 경기 7블로킹은 이번 시즌 최다 기록으로 세트당 2.333개나 된다. 블로킹 1위 KT&G 김세영의 세트당 블로킹이 0.782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김수지가 얼마나 맹활약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승부처였던 1세트 23-23 동점 상황. 김수지는 상대 왼쪽 공격수 임효숙의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떨궜다. 김수지의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승기를 잡은 현대건설은 1세트를 25-23으로 따낸 데 이어 2세트와 3세트마저 뺏어 3-0 완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김수지의 맹활약으로 3승4패가 돼 3위로 올라섰지만 도로공사는 이날 패배로 2승4패가 돼 3위에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현대건설 홍성진 감독은 "고비마다 (김)수지가 블로킹을 성공시켜 쉽게 이겼다"며 김수지를 승리의 주역으로 꼽았다. 모처럼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 김수지는 프로에 뛰어든 뒤 처음으로 인터뷰까지 했다.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김수지는 "첫 인터뷰라서 아무 생각도 안 났다"면서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뛰겠다"고만 했다.
남자부에서는 LIG손해보험이 한국전력 KEPCO45를 3-0으로 물리쳤다. LIG손보는 1세트를 25-7로 따내 역대 한 세트 최다점수차 신기록(18점)을 세웠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