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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김응용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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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김응용 신화'

입력
2008.12.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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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응용(67) 사장은 야구계에서 복인(福人)으로 통한다. 아마야구 시절 선수와 감독으로 한일은행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프로 출범 이듬해인 1983년 김동엽 감독(작고)에 이어 해태의 제2대 감독으로 발탁된 김 사장은 2000년까지 무려 18년 동안 한국시리즈 9번 진출에 9번 모두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신화를 썼다.

재임기간 18년, 한 팀에서 9번 우승은 한국 스포츠 사상 최고의 금자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1년 삼성으로 자리를 옮긴 김 사장은 이듬해인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LG를 4승2패로 누르고 팀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 사장은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현대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뒤 계약기간 1년을 남겨둔 채 일선에서 퇴진했다. 김 사장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 계약을 했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복인'답게 경기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삼성야구단 사장에 오르며 '제3의 전성기'를 열었다. 김 사장은 최고 경영자에 오른 뒤 공격적인 투자와 운영으로 2005,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의 밑거름이 됐다. 선동열 삼성 감독도 "사장님의 물심양면 지원이 우승에 큰 힘이 됐다"며 2연패의 공을 스승에게 돌렸다.

'감독 김용용' 시절과 달리 '사장 김응용' 시절은 그다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김 사장은 지난 2006년 부산상고 선배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등극에 적극 간여하면서부터 "야구계를 특정고교 중심으로 운영하려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렸다.

김 사장에게 치명타가 된 것은 잇달아 터진 장원삼 트레이드 파문과 인터넷 도박 사건. 지난달 삼성은 현금 30억원을 주고 히어로즈에서 왼손 에이스 장원삼을 데려왔으나 여론과 나머지 6개 구단의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일부 구단에서는 "해태 말년에 손도 못 써보고 핵심 선수를 내주며 피눈물을 흘렸던 김 사장이 처지가 바뀌었다고 가난한 구단의 선수를 빼가는 게 말이 되냐"며 김 사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장원삼 사태'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삼성 선수 13명이 연루된 인터넷 도박 사건이 터지면서 김 사장은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렸다. 김 사장과는 무관한 일이었지만 잇단 악재에 삼성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급기야 야구단 수장인 김 사장은 불명예 퇴진 위기에 처하게 됐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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