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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닮고 싶은 과학기술인] <2>최영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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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닮고 싶은 과학기술인] <2>최영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

입력
2008.12.1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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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제수학자총회(ICM) 유치를 위해 나선 한 교수는 유치에 반신반의하는 국내 수학계의 분위기를 읽고 가장 먼저 최영주(49) 포스텍 수학과 교수를 찾았다. "그를 설득할 수 있다면 수학계 전체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고, 그가 납득하지 않는다면 ICM 유치는 불가능하다"며 최 교수를 판단의 잣대로 삼은 것이었다. 이 같은 신뢰와 리더십만으로도 최 교수가 '2008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교육과학기술부·과학창의재단 선정)에 들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다.

이화여대 수학과를 거쳐 미국 템플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90년 포스텍에 부임한 최 교수는 카이스트 한상근 교수와 함께 국내 암호론 연구 1세대 학자에 속한다. 당시 국내에는 전자공학자가 아닌 수학자 중에 암호론 연구자가 없었다. 최 교수는 포스텍에 최초로 암호론 강좌를 열었고, 2000년에는 첫 국제암호론학회를 개최했다. 암호론 불모지였던 한국 수학계는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 2세대 암호론 연구자인 천정희 서울대 교수가 올해 호주에서 열린 세계암호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할 정도가 됐다. 최 교수는 2004년 포스텍 권경환 석좌교수에 선정되는 동시에, 국제정수론저널의 유일한 한국인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수론은 고대부터 존재했던 문제를 푸는, 대표적인 순수 수학이에요. 하지만 암호기술처럼 현대의 최첨단 분야에 곧바로 응용되기도 하죠. 화상통화에 필요한 압축기술이나 바이오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최 교수의 연구분야는 1994년 앤드루 와일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할 때 사용하기도 했던 함수적 방법을 활용하는 정수론. 최근에는 암호론에서 정수론 본연의 문제로 중심축을 옮겼는데, 한 문제를 5년씩 붙잡고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그는 수학자의 생활을 "1년에 몇 시간만 행복한 인생"이라면서도 "수학은 금광"이라고 말한다. "젊은 연구자들이 수학문제에 도전하는 것은 파란 바닷물 속에 잠긴 진주를 찾는 겁니다. 열심히만 하면 공짜로 널린 진주를 캘 수 있잖아요?"

최 교수는 같은 학교 물리학과 김승환 교수와 대학 2년때 미팅 파트너로 만나 인연을 맺은 부부 교수다. 평소 서로 얼굴 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바쁘기로 소문난 이들은 11일 여의도에서 열린 '2008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선정 기념식에서 자리를 함께 해 두배로 축하를 받았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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