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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두다멜 &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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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두다멜 &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

입력
2008.12.1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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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희망은 얼마나 힘이 센지 이보다 더 강력하게 웅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온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27)과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SBYO)의 공연이 전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이들의 내한공연 첫날인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극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과 박수 소리에 파묻혔다.

무대를 꽉 채운 170여명의 단원들과 두다멜은 빈곤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엘 시스테마' 출신. 수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준 엘 시스테마의 기적만큼이나 이들의 연주도 놀라웠다.

청소년 오케스트라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할 뿐만 아니라 젊음의 에너지가 넘쳤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음악을 몹시 사랑하고 즐기는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는 점이다. 음악과 열애에 빠진 젊은 음악가들의 정열과 흥분이 객석을 감전시켰다.

이날 프로그램은 번스타인의 '심포닉 댄스'와 말러의 교향곡 1번. 스스로 "살사 DNA를 타고 났다"고 말하는 두다멜은 큰 동작으로 춤을 추듯, 때로는 껑충 뛰어오르며 정열적으로 지휘했다.

'심포닉 댄스'에서는 생생한 리듬감을 화려하게 과시했다. 말러의 교향곡 1번을 듣는 느낌은 마치 거대한 해일을 보는 것 같았다. 특히 금관과 타악기가 거칠게 포효하는 4악장은 한마디로 '고압 전류'였다. 너무나 뜨거운 말러에 가슴이 터지는 줄 알았다.

앙코르는 열광의 도가니를 연출했다. 단원들은 베네수엘라 국기의 빨강 노랑 파랑색으로 디자인한 점퍼로 갈아 입고 번스타인의 '맘보'와 히나스테라의 '말란보'를 신나게 연주했다.

악기를 이리저리 흔들고 던지질 않나, 나중에는 아예 일어서서 춤을 추며 연주했다. 무대는 즐거운 난장판이 됐다. 연주를 마친 뒤 두다멜과 단원들은 앙코르용 점퍼를 객석으로 던졌고, 그걸 받으려는 사람들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두다멜과 SBYO는 15일에는 성남아트센터에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과 라벨, 카스테야노스의 곡으로 한 번 더 공연한 뒤 일본으로 간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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