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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경제전망대] 경기대응은 달궈진 가마솥 식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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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경제전망대] 경기대응은 달궈진 가마솥 식히듯

입력
2008.12.1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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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대처원칙 중에 '가마솥론(論)'이란 게 있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가마솥을 식히기 위해 찬물을 붓는다고 치자. 물 좀 아껴보려고 한 컵씩 붓는다면 솥은 영원히 식지 않을 지도 모른다. 소량의 물은 달궈진 무쇠에 닫는 순간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릴 뿐. 따라서 솥을 확실히 식히려면 한 바가지 아니 한 양동이쯤 쏟아 부어야 한다. 물의 낭비 같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게 솥도 식히고 물도 아끼는 방법이다.

경기대응도 이런 것이다. 항상 충분하고 과감하게!

지난 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나 끌어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0.25%포인트씩 나눠서 예닐곱 차례를 내려도, 그 효과는 단번에 1%포인트 낮추는 것에 미치지 못했을 터. 아마도 내년초면 시중은행에 준공적자금(국책은행을 통한 우회자금지원)도 투입될 텐데, 이 역시 넉넉하게 쏟아 붓지 않는다면 하지 않느니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도 이런 측면에서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당면한 불황탈출을 위한 최선의 해법은 과감한 재정지출 뿐인데, 워낙 졸속심의로 짜여진 예산이라 '왕성한 재정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다가 연초부터 추경 얘기가 나오고, 1년에 추경을 두 번, 세 번씩 편성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아닐는지.

금주 예정된 주요 경제정책 가운데 최고 하이라이트는 지역경제활성화대책(15일)과 내년도 경제운용계획(16일)이다. 이 대책들 역시 '충분과 과감'의 관점에서 살펴봤으면 한다. 특히 지역경제활성화대책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자체와 다른 지자체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 '과감' 보다는 '절충' 성격이 짙어질 것 같아 걱정스럽다.

나라 밖에선 미국자동차 빅3(포드 GM 크라이슬러)의 행로가 관건이다. 미 행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빅3의 죽음을 방치하지는 않겠지만, 이미 시간싸움이 된 터 여서 조기회생대책이 나올지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 금주 증시도 여기에 춤출 공산이 크다.

15~16일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또 한번 금리인하가 예고되어 있다. 지금 기준금리가 1%이니까 더 낮추면 이제 0%대 진입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이성철 경제부차장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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