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이국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가족들은 그리움과 걱정에 하루 하루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살았다. 자이툰 부대가 파병 2주년을 맞아 펴냈던 <신의 선물, 자이툰> 에 실린 편지는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신의>
이라크로 간다는 소식은 가족들에겐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전쟁이 끝났다고 했지만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자이툰 4진으로 파병됐던 김미라 하사의 시아버지는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네가 처음 이라크에 가게 되었다고 말한 날, 공교롭게도 뉴스에서는 바그다드에서 차량이 폭발했다는 소식을 전했지. 그 때 우리 둘 다 갑자기 벙어리가 되었잖느냐. 네 얼굴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단다.”
어머니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다. “아들은 나에게 통보하듯 이라크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그날 밤, 아들의 전화를 끊고 눈물을 흘렸다. … 거의 매일 밤 아들녀석 꿈을 꾼다.”(4진 강태욱 상병의 어머니)
걱정스런 마음은 매일 이라크로 날아가고 있지만 줄 수 있는 건 기도 뿐이었다. “곧 무더위가 시작할 거고, 모래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아무리 잘 대처한다고 해도 자고 일어나면 어디로 들어왔는지 온몸이 서걱서걱할 정도로 모래가 파고든다고 들었다. 걱정이 된다. 매일 새벽 성당에서 아들이 몸 건강히 임무완수하고 돌아오기를 기도한단다.”(한 2진 장병의 어머니)
현지에 온 부대원들도 그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오늘 아침 세수를 하다 문득 거울에서 너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그 어느 때보다 네가 그리워진다.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싶다.”(1진 김정규 중사)
생후 5개월의 아들을 두고 이라크로 떠난 남편을 향해 아내는 힘과 용기를 줬다.“최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훗날 우리 아이들이 당신의 사막복 입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들여다보며 이야기할 날을 기대합니다…”(4진 임문택 대위의 아내)
1진 손승욱 상병의 아버지는 아들이 당당한 자이툰 용사로 거듭나길 소망했다. “이라크 아르빌의 땅에 평화와 행복의 빛이 내리는 날, 우리 자랑스런 자이툰 용사들이 흘린 땀과 열정이 꽃피울 때, 우리는 그들을 용사라 부르며 맞을 것이다”
진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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