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반면교사' 美 자동차 노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반면교사' 美 자동차 노조

입력
2008.12.17 06:07
0 0

지난주 미 자동차 ‘빅3’(GMㆍ포드ㆍ크라이슬러)에 대한 구제금융법안 처리가 무산됐다. 미 자동차 노조가 복지혜택 등 다른 조건은 양보했지만, 임금삭감 문제에 대해 등을 돌린 게 가장 큰 이유다.

노조는 그간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부도를 맞는 것보다 낫다”며 실직자에게 일정 기간급여의 95%를 주는 일자리은행제를 잠정중단하고, 은퇴자 건강보험기금 출연도 유예하는 등 적지 않은 양보를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임금삭감은 거부했다. 노조 집행부 존립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조치란 판단때문이다.

그러나 노조는 더 많은 것을 잃어가고 있다. 파산 위험 증가와 함께 대규모 감원, 차량판매 급감, 그리고 다시 감산과 감원이 뒤따르는 악순환이 더 빨라질 수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물론 미 자동차 위기가 노조 탓만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회사가 일어서려면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미 자동차업계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금과 의료보험 등을 합한 시간당 임금(시간당 총노동비용)은 GM이 70달러로, 도요타(48달러)보다 훨씬 높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 역시 GM(10.75%)이 도요타(7.25%)보다 높다. 이런 데도 미 자동차 노조는 ‘대마불사’(大馬不死)만 믿는 모양새다.

다행히 최근 국내 자동차업계는 변하고 있다. 현대차는 생산 중단된 ‘에쿠스’ 생산라인 인력을 ‘제네시스’ 라인으로 옮겼고, 기아차는 비인기차량 생산라인에서 ‘프라이드’와 ‘포르테’ 등을 만드는 혼류생산에 돌입했다.

반길 일이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전환배치와 혼류생산은 벌써 도입했어야 한다. 생산성(1대 생산당 총노동투입시간)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는 31.1시간과 37.5시간으로, GM(22.1시간)과 도요타(22.1시간)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월급 안 깎이려다 일자리 자체를 잃어버릴 위기에 놓인 미국 자동차업계의 우(愚)를 국내 자동차업계가 범해서는 안된다.

경제부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