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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하룻밤새 뒤바뀐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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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하룻밤새 뒤바뀐 경제전망

입력
2008.12.17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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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09년 경제운용방향 보고 회의. 기획재정부는 내년 연간 일자리를 10만명 이상 창출하겠다고 보고했다. 한국은행이 4만명을 전망한 것에 비하면 다소 무리인 듯 싶다. 그래도 정부가 매년 내놓는 경제전망이 '전망'보다 '목표'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너무 높게 잡았다"고 비판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이 목표가 만들어진 과정이다. 전날 오후 늦은 시각, 재정부가 사전 배포한 경제전망에 이례적으로 고용 목표치가 빠져 있었다. 담당 국장은 "지금 상황에서 전망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기자들의 다그침에 마지못해 내놓은 답변은 "한은 전망(4만명)에 대체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 결국 하루 밤 사이 머리 속에도 없던 10만명이라는 수치가 대통령 보고를 위해 '급조'된 셈이다.

내년 경상수지 전망은 발표 현장에서 뒤바뀌는 촌극까지 연출했다. 당초 재정부가 사전 배포한 자료에서 명시한 내년 경상수지 전망은 150억달러 내외 흑자. 하지만 사전 브리핑 현장에서 내년 흑자 규모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변경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굳이 무리한 수치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정을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지시로 예년보다 빨라진 일정에 준비 시간이 충분치 않았을 것이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경제 현실에서 여느 해보다 전망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경제운용 방향과 직결되는 정부의 한 해 경제전망이 동네 구멍가게 매출 전망만도 못한 점은 영 실망스럽다. 밤 사이 뒤바뀌고, 현장에서 수정되는 정부의 전망과 목표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는가. 정부가 새롭게 제시한 '3% 성장률 목표'가 또 다시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되는 것도 단순히 너무 높기 때문만은 아닐 테다.

이영태 경제부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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