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식에 가기 위해 기차 여행을 한다. 차창 밖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요 도시에서 국민과 만나 새 정부 출범의 의미를 나누기 위해서다.
AP통신 등 외신은 오바마 당선자가 내년 1월 2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탈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오바마 가족은 1월 17일 필라델피아로 건너가 그곳에서 기차 여행을 시작한다.
필라델피아를 출발지로 정한 것은 식민시대 미국인의 권리를 주창하기 위한 첫번째 대륙회의가 1774년 그곳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필라델피아에서 기차에 오르기 전 현지에서 열리는 취임 축하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필라델피아에서 기차를 탄 오바마 당선자는 윌밍턴에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 가족을 태우고 워싱턴으로 향하게 된다. 오바마, 바이든 당선자는 중간에 볼티모어에도 들른다. 볼티모어는 오바마 당선자의 정치적 우상인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가면서 들렀던 곳이다.
링컨은 당시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서 워싱턴까지 기차를 타고 가던 도중 볼티모어에서 내려 국민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기차가 멈춘 사이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다는 음모가 탐지됨에 따라 계획을 바꿔 깜깜한 밤에 조용히 그곳을 떠났다는 일화가 있다.
오바마 당선자의 측근은 취임식 기차 여행 여정에 필라델피아와 볼티모어가 선택된 것을 두고 "이 두 도시가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취임식 테마인 '미국의 약속 재건'과도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카고 주민들은 "미국 건국 역사에서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두 도시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알고 있지만 오바마 당선자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출발하지 않아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오바마 당선자의 취임식에 사상 초유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정보기관은 철통 보안에 나섰다. 취임식에는 500만명이 몰릴 것을 보이는데 이는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에 모인 80만명, 미국 내 공공장소에서 흑백차별을 금지한 린든 존슨 대통령의 1965년 취임식에 몰린 120만명보다 훨씬 많다.
정보기관은 취임식에 인파가 몰려 대통령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유례없이 삼엄한 경비를 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취임식 경호 및 행사 요원으로 육해공군 및 해병대에서 5,000명의 병력을 차출하고 워싱턴 경찰청도 전국에서 4,000여명의 경찰병력을 파견해 대통령 경호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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