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조각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 200여점이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영원한 생명의 울림, 통일신라 조각'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되고 있다. 예술과 과학, 종교가 조화를 이룬 통일신라의 조각은 국제적 감각과 세련된 미의식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고대 문화유산이다.
1990년 개최된 '삼국시대 불교조각'전의 후속편 격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높이 179㎝로 현존하는 통일신라 최대의 금동불인 국보 28호 백률사 금동불입상을 비롯한 국보 10점, 감은사 금동사리함 등 보물 9점이 나왔다. 도쿄국립박물관, 나라국립박물관의 소장품 등 일본에서도 17점이 건너왔다.
도쿄국립박물관에서 빌려온 것 중에는 '오구라 컬렉션' 다섯 점도 포함돼있다. 불상 4점과 사리상자 1점이다. 일제강점기 남선합동전기회사 사장을 지낸 오구라 다케노스케(1870~1964)는 조선에 머물면서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무려 1,100여점에 이르는 최고의 문화재들을 손에 넣은 뒤 일본으로 돌아갔다.
1964년 한국 정부가 이 문화재들의 반환을 요청했지만 일본 정부는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거부했고, '오구라 컬렉션'은 1980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됐다.
이번에 공개된 불상은 금동보살입상과 금동약사불입상, 금동불입상 등으로 크기는 15㎝ 안팎으로 작지만 통일신라 불상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는 수준높은 작품들이다.
전체 전시의 구성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간다. 통일 초 새로운 사실성을 보이는 작품들을 전시한 '전환기, 변화의 모색'을 시작으로 당 조각 양식을 수용해 통일신라 조각의 특징이 성립되는 시기, 조형성이 절정에 이른 8세기의 조각, 8세기 후반 석탑에 새겨진 부조까지 차례로 볼 수 있다.
무덤 조각 등 통일 신라인의 사후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조각들도 별도로 모았다. 신라 예술의 절정인 석굴암을 실제와 비슷한 크기로 재현한 공간도 있는데, 일제강점기에 석고로 본을 뜬 실물 크기 모형을 활용했다. 2009년 3월 1일까지.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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