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흑인의 등교를 거부한 것에 맞서 인종차별철폐운동의 불을 지핀 ‘리틀록 나인’이 흑인 대통령이 취임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미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 최초의 흑인 전투비행대원 터스키기 비행부대를 초청한 데 이어 리틀록 나인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했다”고 밝혔다.
9명의 흑인으로 이뤄진 리틀록 나인은 흑인민권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이들 9명은 법원이 흑백통합교육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리자 1957년 아칸소주 리틀록 센트럴고등학교에 등록했다.
하지만 9월 개학 이후에도 백인 학생과 학부모는 이들을 폭행하고 심지어 침을 뱉으며 등교를 저지했다. 심지어 당시 주지사였던 오벌 퍼버스까지 나서 주방위군과 경찰을 투입, 이들 학생 9명의 등교를 막았다. 등교를 위한 이들의 투쟁은 언론을 통해 전국에 보도됐고 당시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결국 9월 25일 육군 101공수사단을 투입해 이들의 등교를 도왔다.
WP는 리틀록 나인의 근황도 함께 전했다. 일흔에 가까운 이들은 취임식 초청에 감격한 모습이었다. 미니진 브라운 트리키는 당시를 회상하며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두려웠지만 우리 누구도 남들이 보는 앞에서 울지 않았다”며 “오늘날 흑인 대통령의 탄생은 반세기 전 있었던 (우리 같은 이들의) 노력 덕분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6명, 남성 3명으로 이뤄졌던 리틀록 나인 모두가 취임식에 참석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엘리자베스 엑퍼드는 WP에 “미국은 인종차별이 너무도 만연한 곳이었기에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고 감격하면서도 워싱턴으로 가는 비용 때문에 참석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틀록 나인의 초청을 제안한 마크 프라이어(민주ㆍ아칸소) 상원의원은 “미국 역사를 바꿔 놓은 이들이 취임식장의 맨 앞 한가운데에 앉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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