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물 출판 시장이 문학을 제쳤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12일 발간한 '2008 문예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도서 출판시장 규모는 1조469억원. 전년도 3,015억원보다 1년 사이에 무려 2.5배나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년보다 11.9% 감소해 3,346억원에 그친 문학의 약세와 비교할 때 더욱 놀라운 결과다.
이같은 추세는 발행 부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신간 발행 부수는 1억3,250만부로 1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속내를 살펴보면 아동물의 약진 덕이다. 아동물이 168.9%(5,674만부)나 늘어난 것이다. 출판물 종류별 시장 규모에서 아동물에 1위 자리를 내주고 감소세를 보인 것은 문학 부문만이 아니다. 종교, 순수과학, 역사 등 대부분의 분야는 예외없이 감소세를 보였다.
한 해 동안 발행되는 아동문학 창작집이 성인문학 창작집을 양적으로 따라잡은 것은 오래다. 기성 시단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시인들이 앞다퉈 동시집 시리즈를 내고 있는 것은 그 흐름을 여실히 증명한다. 창작동화는 가족의 위기나 학교붕괴 현상을 일상적으로 겪는 아이들을 묘사, 시대의 변화에 긴밀하게 조응하고 있다.
아동ㆍ청소년문학은 '문학계의 블루 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단행본 출판사들은 앞다퉈 아동물 출판 자회사들을 만든 지 오래고, 각종 아동ㆍ청소년문학 공모전도 잇달아 생겨났다.
하지만 아동물의 성쇠를 지켜 본 출판계는 시장 포화 상태를 걱정하는 눈치다.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기울고 만 유아그림책 시장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너도나도 시장 규모를 보고 뛰어들지만, 고만고만한 내내용과 전개를 벗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일회성 현상으로 머물고 만 현상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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