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가는 대로 쓴 글이지만, 퇴고를 11번 했어요. 이 책 안에 과학책 600여권의 정수가 녹아 있어요."
<과학에 미치다> (한올 발행)에 대한 안동진(49ㆍ파이스트 사장)씨의 자부는 단단하다. 이 책은 그가 인터넷신문 딴지일보에 '과학아 놀자'라는 칼럼을 2년 동안 연재하면서 쓴 글을 중심으로 엮었다. 과학에>
"3년 전 출장차 들렀던 뉴욕에서 본 자연사박물관의 엄청난 경이가 출발점이었죠. 이 책은 차가운 이성을 간직한 부드러운 책으로 봐 주세요." DNA, 복제인간, 공룡, 비만 등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는 단서들에서 출발해 구수한 입담의 과학 이야기로 글을 이어가는 재주가 보통 아니다. 예를 들어 세상 사람 누구든 여섯 다리만 거치면 다 아는 사람이 된다는 '6단계 법칙'을 톰 크루즈와 엄앵란에게 적용해 예증하는 대목이 그 하나다.
"허섭스레기 같은 글과 책을 많이 봤던 게 타산지석이 됐던 셈이죠. 내 일은 쉴틈없는 원단 세일즈 업무지만, 술 안 마시고 책 보는 취미 덕을 본 거죠. 토, 일요일에 책 볼 때는 커피숍 '죽돌이'예요." 그에게 과학책을 하루 3권 독파해내는 능력이 그렇게 생겼다. 물론 도서관 덕도 톡톡히 봤다. "1주일에 3권은 무료로 빌려 주거든요." 그는 인터넷을 믿지 않는다. "오류 투성이에요."
일반인에게는 '과학에 미친 CEO'라면, 외국 바이어들에게 그는 전문 지식을 갖춘 CEO다. <머천다이저에게 필요한 섬유 지식> 등 원단 수출업체 사장이 쓴 국ㆍ영문 책자를 선물받은 바이어들은 그의 말을 자연스럽게 신뢰하게 된다. 섬유 관계 실무자가 그것에 대한 책을 쓴 건 국내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머천다이저에게>
지금 그는 다섯 권짜리 <섬유 지식> (Textile Science)이란 책을 쓰고 있다. "10번 이상은 퇴고해야 하니 이것도 책으로 나오려면 앞으로 1년 걸리겠죠." 공대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나가면서, 네이버 카페의 과학 포털 '섬유지식'도 운영하고 있다.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죠. 상대의 무지를 이해 못 하는 지식인의 비애를 가리킨 말이죠. 거기서 벗어나려고 늘 노력합니다." 섬유>
장병욱 기자 aje@hk.co.kr
사진 김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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