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이 저지른 성범죄에 대해, 성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 그 부모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2부(부장 김종근)는 H(18)군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C(8)양 부모가 "자녀에 대한 보호ㆍ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며 H군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8,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성년자인 H군(범행 당시 16세)이 13세 때부터 동네 PC방 등에서 음란물을 보며 성장했고 실제 범행에서도 이를 흉내낸 점 등으로 미뤄 부모가 음란물 접촉을 막고 성교육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H군이 범행 전에도 자주 가출해 문제를 일으킨 것을 부모가 알고 있었고 이 사건도 가출한 뒤 저지른 점 등에 비춰 볼 때, 부모로서 자녀의 가출을 막고 정상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보호ㆍ감독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정신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은 H군은 2006년 9월 서울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놀던 C양(당시 6세)에게 "매미를 잡아 주겠다"고 속여 인근 공원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C양 부모는 H군 부모를 상대로 2억 2,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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