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지글러 지음ㆍ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 발행ㆍ364쪽ㆍ1만5,000원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를 통해 세계화로 인한 기아 문제를 고발했던 유엔인권위원회 자문위원 장 지글러가 한국에 두번째 전언을 보냈다. 이전 책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형식을 빌려 기아에 관한 진실을 알기 쉽게 풀어놓았던 저자는 <탐욕의 시대> 에선 한 발 더 나아가 누가 이 세계의 빈곤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부의 재편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기아와 부채가 가난한 자들의 발목을 어떻게 붙들고 있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탐욕의> 왜>
책은 이른바 '신흥 봉건제후들'이라 불리는 거대 민간 다국적기업들과 IMF, WTO 등 시장원리주의와 세계화를 맹신하는 신자유주의적 국제기구들, 무기를 팔아 돈을 벌고 자원을 이용해 전쟁을 일삼는 '제국'들의 실체를 고발한다. 또한 그에 대항한 전 세계 시민들의 연대를 촉구한다.
지글러는 5세 미만의 전 세계 어린이 중 해마다 1,000만명 이상이 기아와 전염병 등으로 목숨을 잃고 이들 희생자 중 절반이 최빈 6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인류의 현실에 주목한다. 그는 이같은 비극이 "재화가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고 인위적으로 가난이 조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유엔은 미국의 대변인으로 전락한 지 오래고, 국제법은 유명무실해졌고, 이른바 '전쟁을 예방하기 위한 전쟁'은 끝없이 지속될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부자 나라의 발전에 필요한 비용을 대기 위해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죽도록 일을 해야 한다. 특히 북반구 지배계층을 위해 남반구 빈국들이 돈을 대는 왜곡된 구조에 대해 이 책은 신랄한 비판을 한다. 실례로 브라질을 든다. 브라질은 식량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이지만 심각한 만성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국민이 수천만명에 달한다.
이는 브라질의 농산물 수출이 대부분 외국 기업들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이다. 지글러는 이같은 브라질의 모습이 노동자 출신 대통령 룰라의 등장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홀로 부채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선언한 룰라의 말에 대한 반향으로 사회적인 부채 대항 움직임이 일어난 것. 지글러는 결국 기아와 가난을 풀 열쇠는 연대와 나눔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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