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동생' 김연아(18.군포수리고)가 일으킨 '피겨 열풍'이 경제난으로 시름에 빠진 국민에게 잠시나마 큰 웃음을 선물했다.
김연아가 2008~09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한 9일 새벽부터 갈라쇼가 열린 14일까지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김연아 신드롬'에 휩싸였다. 특히 김연아가 경기에 나선 12일부터 2박 3일간 '김연아 신드롬'은 신문ㆍ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절정에 달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했던 김연아의 신드롬은 9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온 나라가 새벽잠에 빠진 시각, 피겨 팬 30여명이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대형 현수막을 든 채 김연아를 환영했다. 공항 관계자는 "새벽에 이 정도로 팬들이 모인 건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깜짝 놀라긴 김연아도 마찬가지였다. 김연아는 "이렇게 이른 새벽인데 이렇게 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공항까지 나올 줄 몰랐다"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연아가 12일 밤 규정종목(short program)에서 1위를 차지할 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TV 중계를 지켜봤던 전국민은 하나가 됐다. 전국의 가정은 말할 것도 없고 서울역이나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식당 등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는 어김없이 '국민여동생' 김연아의 황홀 연기에 한껏 취했다.
경기가 펼쳐진 경기 고양의 어울림 누리 빙상장에선 김연아의 연기에 매료된 피겨 팬이 인형 550개, 꽃다발 500개를 던지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활짝 웃던 김연아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한국에서 열린 대회라서 더 잘하고 싶었는데 실수를 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연아의 자책을 탓하는 국민이 한명이라도 있었을까.
김연아 사진은 각종 신문 1면을 도배했다. 방송과 인터넷에도 김연아 소식이 넘쳤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은 <김연아> <아사다 마오> <김연아 경기일정>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명규 전무는 "전국 곳곳에 피겨를 배우는 어린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김연아의 영향력이 상상 이상으로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연아> 아사다> 김연아>
그랑프리 파이널을 생중계한 SBS TV는 높은 시청률에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김연아가 은메달을 따낸 13일 자유종목(free skating) 시청률은 무려 24.9%. 주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KBS 드라마 <내사랑 금지옥엽> 은 16.7%에 그쳤고, MBC 드라마 <내인생의 황금기> 는 한 자릿수(9.9%)로 추락했다. 김연아의 성적은 2등이었지만 SBS 시청률은 단연 1위였다. 내인생의> 내사랑>
김연아는 "한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했는데 메달을 따내 기쁘다"면서 "실수가 있어서 아쉽지만 많은 걸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당분간 한국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인 김연아는 오는 28일 캐나다로 떠나 내년 2월에 열릴 4대륙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 김연아 다음 도전은 "세계선수권 첫 우승 할래요"
"앞으론 4대륙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할래요."
그랑프리 파이널을 마친 김연아는 4대륙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4대륙선수권은 내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을 딱 1년 앞두고 열리는 프레올림픽 성격이라 미리 보는 올림픽이란 의미가 있다. 내년 3월에는 미국 LA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2008~09시즌을 마감한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에서 2년 연속 동메달을 그쳤던 터라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차지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연아는 이달 말까지는 한국에서 쉴 계획이다. 하지만 연말 일정을 소화하려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15일에는 새로운 후원사 현대자동차 후원식에 참가하고, 16일에는 피겨 꿈나무를 위한 1일 클리닉 행사를 갖는다. 크리스마스인 25일에는 목동 빙상장에서 <엔젤스 온 아이스(angels on ice)> 자선공연을 펼친다. 김연아는 입장권 수익 전액을 자선기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엔젤스>
고양=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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