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과세상/ '사랑 받지 않을 용기' 가부장제 회귀의 압박…여성이여, 더 당당해져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과세상/ '사랑 받지 않을 용기' 가부장제 회귀의 압박…여성이여, 더 당당해져라

입력
2008.12.17 05:04
0 0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모명숙 옮김/미래인 발행ㆍ264쪽ㆍ1만1,000원

"여성운동이 활발해질수록 여성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려는 역풍이 거세진다."

페미니즘계의 고전인 <아주 작은 차이> 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독일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활동가 알리스 슈바르처는 이번 책 <사랑 받지 않을 용기> 에서 가부장제 회귀 움직임을 경고하며 젊은 여성들의 각성을 호소한다.

최근 독일 등 유럽에서는 보수 성향이 강화되면서 페미니즘을 둘러싼 일종의 문화투쟁이 재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06년의 에바 헤르만 논란. "여성 해방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말로 물의를 빚은 여성 뉴스앵커 헤르만이 '여성성의 새로운 가치는 자녀와 가정'이라고 주장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각계각층의 옹호가 이어졌다.

저자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저출산 위기를 여성의 사회 진출 탓으로 돌리려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론하며, 남성과 국가가 양육의 책임을 나눠 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패션계와 포르노 시장에 대한 저자의 격렬한 질타도 이어진다. 그는 날씬한 여성이 아름답다는 남성적 시각을 퍼뜨린 주범이 바로 패션계라고 지목한다. 포르노 문화의 심각성을 여성주의 시각에서 우려하기도 한다. 포르노는 여성에 대한 무시와 폭력으로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전염병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여성운동 회의론이 일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는 도전에 제대로 된 답변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또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여성들에게 "페미니스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당당하게 공개할 것을 주문한다. "자매들이여 경쟁은 그만하자. 여성들이여 자긍심을 가져라. 자기 경멸을 끝내고 다른 여성들에게도 존경심을 보여주자. 그리고 특히 여성들이여 그래야만 한다면 한번쯤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지 않을 용기를 내자."(245쪽)

슈바르처는 페미니스트 저널 '엠마'의 발행인 겸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1971년 낙태 문제를 공론화했다. 여성 대 남성이란 대결적 구도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보육환경 개선, 제한적 낙태 허용 등 여성이 처한 사회현실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