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환율변동으로 온통 어렵다는 얘기지만 금융,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산업군만 언급될 뿐이어서 답답하다. 의료기기업은 우리 삶과 밀접한 산업이다. MRI, CT 같은 고가장비부터 마취재료 및 수술도구, 주사기 같은 소모품, 일상적으로 쓰는 콘텍트렌즈 등등. 이런 생명을 구하는 물건 등이 환율의 고공행진으로 제조나 수입을 할 수 없어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IMF 당시엔 환율이 오르자 정부가 환율 영향을 많이 받는 치료재료 등의 의료보험가격을 유동적으로 조정했다. 환율 급등에 맞춰 올려줬고 안정기에 접어들자 가격을 내렸다. 다만 문제는 그 가격을 10년간의 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고 오히려 IMF 이전 수준으로 내렸다는 것이다. 지금은 환율이 10년 전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런데도 IMF때 적극적 조치를 취했던 복지부가 이번엔 손을 놓고 있어 업계는 한숨만 늘어가고 있다.
마취시 필요한 재료 등 수술에 사용되는 것들을 수입하거나 큰 기업에서 들여온 물품을 병원에 공급하는 유통 도매상은 특히 환율에 민감하다. 기업들이 손실을 감당못해 수입을 포기하면 일감이 줄어든 도매상들은 한 두 곳씩 문을 닫을 지경이 된다. 공공의료 서비스는 최소한 원가보전이 돼야 물품의 유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픈 이들이 수술할 재료가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해선 안 된다. 정부의 조치를 기다린다.
장범진 ㈜다솜메디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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