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없다. 농사만 지어서는 살 수가 없다는 얘기다. 농사는 부업이고, 주업으로 소를 키우고 돼지를 치는 거다. 공사판과 공장을 찾아다니고, 가든으로 시내 식당으로 설거지를 청소를 다니는 거다. 농사를 지으면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빚만 늘어가니, 젊은이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농업을 하나의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세상이라면 고향으로 돌아가 흙과 벗하며 살고 싶을 청년들도 많을 텐데. 정부는 농사를 지어도 살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 마땅하건만, 더욱더 농사를 지어서는 살 수 없는 쪽으로 치닫는 정책을 쏟아낸다. 농업이 부업이고 각종 품팔이가 주업이 된 그들을 화나게 한다. 이 나라의 모든 논바닥에 아파트를 짓고 골프장을 만들고 도로를 내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필리핀이라는 나라가 걸어간 그 뻔한 길로 질주 중이다.
최대 쌀 수출국이었으나, 현재는 최대 쌀 수입국으로 전락해서 옆 나라 베트남이 쌀을 팔지 않으면 식량대란에 빠지곤 하는 나라. 이대로 가면 우리도 멀지 않다. 미국쌀 중국쌀에 의지해 살게 될 날이. 다른 것은 몰라도 식량만은 자급자족해야 한 나라와 그 국민들이 온전할 수 있다. 농민이 되기를 원하는 청년들이 농민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농사만 지어도 살 수 있게 해주면 된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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