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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한국 자본시장 제대로 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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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한국 자본시장 제대로 서려면

입력
2008.12.1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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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암운이 끝내 실물경제에까지 드리워지고 있다. 주식시장 급락에 망연자실했던 투자자 및 국민들은 요즘 주가보다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욱 크게 우려한다. 최근 코스피(KOSPI) 지수가 1,100선을 회복, 견실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고 있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한국 자본시장이 예전의 힘찬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섣부른 낙관과 예단은 금물이지만, 근거 없는 비관론은 더욱 큰 문제다. 냉철한 판단 위에 합리적ㆍ적극적ㆍ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것이 절실한 때이다.

외환시장 구조개선 시급

현재 위기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환율이다. GDP 규모 세계 13위 권, 무역 규모 세계 10위 권, 주식시장 시가총액으로는 세계 15위 권에 드는 한국 경제 및 자본시장과 세계경제, 국제 금융시장을 잇는 유일한 실질적 통로가 외환시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외환시장은 개미 허리처럼 가늘다.

올해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 1년도 채 되지않는 기간에 한국의 통화 가치가 40%나 하락했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것은 급증한 예비적 달러 수요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구조적 취약성과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다. 따라서, 현재의 환율은 한국 원화의 진정한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가격은 장기적으로 펀더멘털로 수렴하게 마련이어서 앞으로 시세 차익 및 환 차익을 추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자본시장 투자에 대한 강한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 자본시장은 FTSE 선진국 지수로 편입되기로 결정되었고, 주가ㆍ이익 비율(PER)이나 주가ㆍ장부가 비율(PBR)에서 FTSE 선진국 지수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향후 재상승을 위한 잠재적 에너지 축적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세계경제 내 위상과 한국 자본시장의 국제 금융시장 내 위상을 고려하면, 이제 외환시장은 자본시장과 별개가 아니다. 외환시장도 자본시장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도록 바뀌어야 한다. 외환시장 구조의 근본적 개선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이 국제 자본시장으로 거듭나는 데 가장 중요한 인프라를 마련해야만 한다.

한국 자본시장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또 있다. 국민 전체를 위한 체계적 금융 교육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른바'금융맹(financial illiteracy)'이 너무 많다. 국민 대다수가 금융맹 상태로 고교를 나오고 대학을 졸업한다. 문맹률이 높은 국가가 발전할 수 없듯, 금융맹이 많은 나라의 금융시장, 자본시장은 제대로 발전할 수 없다.

국민의 '금융지식'높여야

자본시장이 투자자 보호 제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금융 교육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투자자를 양성하는, 적극적 의미의 투자자 보호 시스템이 더욱 중요하다. 금융교육을 통해 소규모ㆍ개방 경제의 국민으로서, 또한 국제 금융시장의 주체로서 지식과 감각을 향상시키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금융 인재의 조기 발굴ㆍ육성은 치열한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한다. 국민들의 높은 금융지식 수준은 그 나라 금융시장, 자본시장의 발전과 나아가 경제 발전의 초석이자 결정적 요소인 것이다.

이런 제언은 한국 자본시장이 장기적 발전을 이루고, 국제 자본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초에 관한 것이지만, 현재의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과도 일맥상통한다. 위기는 기회이다. 하지만, 행동해야만 그 기회를 누릴 수 있다.

빈기범 한국증권연구원 자본시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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