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투기 추락 사고로 아내와 두 딸, 장모를 잃은 윤동윤(37)씨가 "사고를 낸 조종사를 용서한다"고 밝혔다.
윤씨는 9일(현지시간) 오후 자신의 집이 폐허로 변한 사고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나님이 아내와 딸, 장모님을 데려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이에 앞서 오후 4시25분께 현장에 도착,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을 둘러보고 기도했다.
윤씨는 슬픔을 이겨내느라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지만, "조종사가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조종사는 미국의 보물이며, 그를 탓하지 않는다.
그도 (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추락한 전투기 조종사는 추락 직전 낙하산을 타고 탈출해 목숨을 구했다.
윤씨는 "사고 당일 아침 8시30분께 집에서 나왔는데 그 때 가족들이 마중한 게 마지막이었다"며 "친구한테 비행기가 떨어졌다는 연락을 받고 아내에게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울먹였다.
윤씨와 동행한 샌디에이고 연합 감리교회 담임 신영각 목사는 "10일 저녁 교회에서 윤씨 가족을 위한 추모예배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지난 8일 훈련비행을 마치고 미라마르 해병대 비행장으로 귀환하던 F/A-18(호넷) 전투기가 샌디에이고 집으로 추락, 부인 이영미(36)씨와 각각 2살(하은)과 1개월(하영)된 두 딸, 장모 김숙임씨 등 가족을 한꺼번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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