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의 그림자를 떨쳐 내겠다.'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서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여운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11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연말 결산 기자회견에서 "시련과 실험의 연속이었다"고 대표팀 사령탑으로서의 첫 해를 돌아보며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원만한 세대교체 등 성과도 있었다.
아직도 남아있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여운을 걷어내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성과를 바탕 삼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결정되는 2009년을 한국 축구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허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누구도 이뤄내지 못할 업적을 이룬 것은 분명하지만 그 여운에 사로잡혀 있다면 앞으로 나갈 방향을 찾을 수 없다. 히딩크 감독의 업적은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기고 새로운 꿈을 위해 다시 일어서야 할 때다. 2002 월드컵의 여운에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히딩크 그림자 걷어내기'의 구체적인 실현 방법으로는 '세대교체'를 들었다. 허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한국 축구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고 새로운 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수 차례 강조했다.
허 감독은 "2008 K리그 대상 베스트 11 중 2002 월드컵 멤버는 이운재 뿐이었고 스무 살도 안된 선수들이 많이 이름을 올린 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대표팀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새로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세대교체'가 슬럼프에 빠져 있는 베테랑들의 부활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허 감독은 "이동국 이천수 등이 부진에 빠져 있는데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대표팀에 선발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분명히 전달됐을 것이다. 선의의 경쟁이 한국 축구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허 감독은 내년 2월11일 이란과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 예선 4차전 원정경기에 앞서 대표팀을 조기 소집하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K리그 구단의 협조를 얻어 1월 중순 대표팀을 소집, 제주도 등 따뜻한 지방에서 2주정도 손발을 맞춘 후 같은 달 29일 두바이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거쳐 2월 5일께 테헤란에 입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K리그 구단의 대표 차출 협조 여부는 16일 열리는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결정날 전망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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