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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조석래호 한번 더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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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조석래호 한번 더 출항?

입력
2008.12.1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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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물고기와 같습니다. 연못에 조그만 돌이라도 던지면 물고기는 금방 달아나버립니다. 돌은 반(反)시장적인 것들입니다."

평소 시장주의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조석래(73ㆍ효성그룹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로 만료됨에 따라 색깔이 전혀 다른 신ㆍ구 정권을 교차하면서 재계 대변인격인 조직을 이끌어온 조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경련 회장으로서 지난 2년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이른바 4대 그룹 총수 출신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소신 있는 목소리를 통해 재계 의견을 정부와 국민에게 적극 알리고 재계 화합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해 11월엔 5,500건의 각종 정부 규제에 대한 개선점을 정부에 전달해 상당 부분이 규제개선 과제로 채택됐다. 실제 수도권 규제완화는 이미 진행 중이고, 대기업 투자의 걸림돌이었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법안도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새 정부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라는 시장주의 정책과 코드를 맞추며 재계 목소리를 소신대로 낼 수 있는 힘도 얻었다. 물론, 대통령의 사돈이라는 점이 적지 않은 이점으로 작용한 게 사실이다. 이 때문인지 재계와 정부는 자주 만났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말 당선자 신분으로 전경련을 방문해 간담회를 가진 것을 비롯해 9월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까지 소통의 장이 꾸준히 이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가 수장을 맡아야 힘이 실리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항상 있었지만, 조 회장은 크게 소리내지 않으면서 '디테일'하게 움직인 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재계가 원하던 전경련 쇄신론도 조 회장이 상당 부분 소화했다. 전경련 수뇌부 물갈이와 조직 정비는 물론, 회원사들의 활동상황까지 직접 챙기면서 '직원들에겐 불편하지만, 회원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전경련으로 탈바꿈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물론, 아직도 한계는 있다. 재계 서열 25위의 중견 그룹 총수인 탓에 그의 목소리에 힘이 덜 실린다는 재계의 지적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과거 고(故) 정주영 회장 시절과 견줘보면, 말 한마디가 재계를 선도하던 그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나오는 단골 메뉴는 역시 조건부 연임이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2년 전처럼 이런저런 이유로 회장으로 추대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차선책으로서의 연임인 셈이다. 물론 일본 게이단롄(經團連)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캐논 회장)도 일본 중견 그룹의 수장이지만, 아직 우리나라 전경련 회장은 적어도 10대 그룹에서 나와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여전하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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