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도 물론 당신이 사모님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하셨겠지요?"
러시아를 방문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국제 여성의 날'인 지난 3월8일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에게 건넨 이 같은 말을 AFP 통신은 2008년 한해를 장식한 '올해의 명언'으로 선정했다. AFP 통신 온라인판은 9일 올해 한해 동안의 명언과 실소 가운데 '베스트 10'을 골라 소개했다.
날짜 순으로 보면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3월22일 혼미를 거듭하던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내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절대로 정권 교체는 없다"고 말한 것이 뒤를 이었다.
5연속 연임을 노린 무가베 대통령은 대선 1차투표에서 선전한 야당 민주변혁운동(MDC)를 겨냥해 이처럼 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4월15일에는 아버지의 강요에 의한 결혼에 대해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예멘의 8세 신부 노주드 모하메드 알리는 "이혼할 수 있게 돼 지금 너무 행복하다. 이젠 다시 학교에 갈 수 있다"고 말해 전세계 여성들에게 안쓰러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리비아 최고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6월10일 "우리는 굶주린 개처럼 뼈다귀를 달라고 보채지는 않는다"며 유럽이 주도하는 지중해연합에 대한 불신감을 표출했다.
이탈리아 남부 모드라고네의 안토니오 룬기 신부는 8월24일 '수녀 미인 콘테스트' 개최를 발표하면서 "수녀는 모두 나이 많고 딱딱한 얼굴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젊고 발랄한 수녀들이 이탈리아로 모여들고 있다"고 자랑했으나 콘테스트는 빗발치는 항의로 결국 중단됐다.
미국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9월3일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통해 "하키맘과 피트불테리어(천성이 난폭한 투견) 간 차이는 립스틱을 칠했느냐 아니냐라는 것뿐"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미국 대형 증권사 리먼 브러더스의 애널리스트가 미국발 금융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동사가 파산한 직후인 9월15일 내뱉은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는 말도 베스트 10에 포함됐다.
2008년도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발표된 마틴 챌피 컬럼비아대 생물학 교수는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어디에 사는 얼간이일까'하고 컴퓨터를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그 얼간이는 바로 나였다"고 소감을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평소 유머있는 발언을 자주 해온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미국 대선 이틀 뒤인 11월6일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에 대해 "그는 젊고 핸섬하며 적당히 보기 좋을 정도로 그을렸다"고 촌평, 구설수에 올랐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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