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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금융기관장 3인, 中企 살리려 동분서주 "몸이 모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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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금융기관장 3인, 中企 살리려 동분서주 "몸이 모자라요"

입력
2008.12.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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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출자한 공기업 금융 기관장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용 경색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들 기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기업이나 개인을 대신해 은행에 보증을 서거나 돈을 직접 빌려주며 시중에 돈을 돌게 할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 공기업 금융기관장은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국회의원 3선 출신의 거물 정치인에서 공기업 금융 기관장으로 변신한 안 이사장은 "정치할 때보다 더 바쁘다"고 말 할 정도다.

그는 취임 직후 금융위기 사태가 터지자 "신보가 중소기업의 수호천사가 되야 한다"며 보증한도액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자산유동화 보증까지 실시하겠다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중소기업의 흑자도산을 막아야 한다는 정부의 특명이 떨어진 후에는 어려움에 처한 지방 중소기업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 경영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금은 보증한도를 늘릴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관계 인사를 잇따라 만나 '때 아닌 로비'를 펼치고 있다.

특히 안 이사장은 힘있는 정치인 출신답게 선이 굵고 명확한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안 이사장은 국감장에서 "보증기관이 보증서를 발급해줘도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며 이례적으로 해당 은행을 직접 언급, 은행들의 잘못된 대출관행에 쐐기를 박았다.

최근에는 영업점에서 보증지원이 거절된 기업에 대해서도 재심사 기회를 부여하고, 최초로 '재심의위원회'를 운용 토록하는 등 중소기업 보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안 이사장은 "보증서 한 장에 기업이 죽고 사는 상황에서 보증 거절업체에 대한 구제방안을 확대하고, 보증심사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병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도 취임 후 3개월 동안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을 '항공 마일리지'로 꼽는다. 일주일에 이틀 이상은 본점이 있는 부산에서 서울과 각 지방을 오가며 현장을 챙기느라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형편이다.

진 이사장은 재경부 국고국장, 유럽개발은행 이사, 국제금융센터 소장 등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답게 금융시장과 현장 상황을 매일 체크하며 정책수립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중소기업들을 현장방문을 했을 때 극심한 자금난을 호소해오자 운전자금 산출금액의 100%까지 한도를 확대하고, 한시적으로 상환없이 보증기한을 연장해 주는 정책을 실시해 자금시장에 숨통을 터 줬다. 또 연말에는 주요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중소기업 보증업무를 더 확대하라고 독려하는 등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진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기보도 같이 무너진다는 심정으로 뛰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주택금융공사 임주재 사장도 자신의 사무실보다는 외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결산에 들어가는 연말이 다가오며 자본금 확충 등 현안처리를 위해 거의 매일 같이 국회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정부 기관을 찾아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현재 공사의 자본금(4,600억원)은 법정한도(2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공사가 탄탄한 보증여력을 토대로 금융위기의 안전판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충분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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