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사람이 정상적인 잠을 자는 사람보다 발기부전 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무호흡증은 호흡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것을 말한다. 한 시간에 호흡정지 상태가 5회 이상 일어나면 이 질환으로 진단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영 교수는 한국 남성의 수면무호흡과 성기능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2007년 한 해 동안 30, 40대의 수면무호흡군 32명과 정상 수면군 27명을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와 성기능, 삶의 만족도에 관해 설문했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군 32명 중 59.3%(19명)가 발기부전 증상을 보인 반면, 정상 수면군 27명 중에서 29.6%(8명)만이 발기부전이 나타나 수면무호흡군에서 발기부전 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삶의 질도 수면무호흡군에서 정상 수면군보다 현저히 떨어졌음이 밝혀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발기부전 관련 국제학술지인 '발기부전 연구 국제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수면 문제로 인한 성기능 장애는 신체ㆍ정신적인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각성상태가 잦으면 저산소증과 고이산화탄소증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방해해 발기부전이 된다.
또한, 잠을 깊이 자지 못하는 날이 많을수록 피로가 극심해지고, 이로 인한 성적 관심 저하, 자신감 부족 같은 정신적 요인도 수면무호흡 환자에게 발기부전을 일으킨다.
수면무호흡은 잠 잘 때 숨길을 통한 공기 흐름이 정상적이지 못해 발생한다. 비만이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후두 부위가 좁아 더 잘 생긴다. 따라서 체중조절은 수면무호흡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법이다.
또한 알코올은 인두근 긴장을 없애 수면호흡장애를 악화시키므로 되도록 음주를 삼가는 것이 좋다. 이밖에 잠잘 때 똑바로 누우면 숨길이 더 좁아져 코골이나 무호흡이 심해지므로 옆으로 자거나 엎드려 자는 것이 좋다.
이러한 생활습관 교정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수술로 숨길을 넓히고 양압호흡기나 구강내 장치 착용을 병행해 치료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수면무호흡과 발기부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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